내게는 그 분이
- 삽포 -
내게는 그 분이 마치 신처럼 여겨진다.
당신의 눈앞에 앉아서
얌전한 당신의 말에 귀 기울이고 있는
그 남자 분은.
그리고 당신의 사랑어린 웃음소리도
그것이 나였다면 심장이 고동치리라.
잠시 당신을 바라보기만 해도 이미
목소리가 잠겨 말 나오지 않고,
하는 그대로 정지되고,
살갗에는 열이 나고,
눈에는 보이는 것이 아무것도 없고,
귀에는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네.
차디찬 땀이 흘러 내릴 뿐.
온 몸은 와들와들 떨리기만 할 뿐.
풀보다 창백해진 내 모습은 마치
숨져 버린 사람 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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