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내 인생의 한편의 詩

내게는 그 분이 / 삽포

by 바닷가소나무 2018. 2. 21.

내게는 그 분이


                    - 삽포 -


내게는 그 분이 마치 신처럼 여겨진다.

당신의 눈앞에 앉아서

얌전한 당신의 말에 귀 기울이고 있는

그 남자 분은.


그리고 당신의 사랑어린 웃음소리도

그것이 나였다면 심장이 고동치리라.

잠시 당신을 바라보기만 해도 이미

목소리가 잠겨 말 나오지 않고,

하는 그대로 정지되고,

살갗에는 열이 나고,

눈에는 보이는 것이 아무것도 없고,

귀에는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네.


차디찬 땀이 흘러 내릴 뿐.

온 몸은 와들와들 떨리기만 할 뿐.

풀보다 창백해진 내 모습은 마치

숨져 버린 사람 같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