톨스토이 인생독본 / 11월12일

11월 12일

 

공순한 사람보다 힘이 강한 사람은 없다. 공순한 사람은, 자기 자신을 떠나서 신과 함께 있는 것이다.

 

1

이 세상에서 물같이 부드럽고 잘 순종하는 것은 없다. 그러나 그 어떤 강하고 단단한 것 위로 떨어질 때에는 그 어느 것보다도 힘센 것이다.

약한 것은 강한 것을 이기고 마는 법이다. 부드러운 것은 딱딱한 것을 이기고 마는 법이다.

이 세상 모든 사람은 이것을 잘 알고 있다. 그러나 누구나 이대로 행하려고는 생각지 않는다. < 노 자>

 

2

성자는 도덕상의 가르침을 지킬 때, 남몰래 행한다. 그리고 그 행동을 아무도 알아주지 않아도 결코 섭섭하게 생각하지 않는 것이다. <공 자>

 

3

사아디는 말했다. 『어느 나라에서 나는 호랑이를 타고 오는 사람을 보았다. 그것을 보고 나는 대단히 놀라서 도망치지도 못하고, 그 자리를 움직이지도 못했다.

그러나 그 사람은 말하였다. 사아디여, 무슨 일에나 놀라지 말라. 다만 그대가 자신의 계율에서 벗어나지만 않는다면 아무도 그대 자신의 계율에서 벗어날 수 있는 힘을 가진 것은 없으리라』 라고.

 

4

자기가 지금 있는 곳에 만족하고 있는 사람은 매우 강한 것이나, 그 사람이 인간 이상의 높은 곳으로 올라가려고 할 때는 매우 약해지고 마는 것이다. <루 소>

 

5

이 세상의 가장 약한 것이 가장 강한 것에 이기는 것이다.

그러므로 공순의 덕은 위대하다. 침묵의 이는 대단하다. 그러나 이 세상에는 다만 소수의 사람들만이 공순할 수 있는 것이다.

 

 

6

공순의 덕을 쌓는 사람은 원추형의 꼭대기로부터 바닥 쪽을 향하여 내려오는 사람과 같다. 그가 내려오면 내려올수록 정신생활의 원추는 점점 넓어지는 것이다.

 

7

인간의 몸은 살아 있는 동안은 부드럽고 유연성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죽어 버리자 곧 굳고 마르고 만다. 그러므로 굳는 것은 죽음을 의미한다.

부드럽다는 것은 생을 의미한다. 그러므로 힘센 자는 승리를 얻을 수는 없다. 수목이 굳어 버릴 때는 죽음이 다가온 때이다. 굳세고 큰 것은 언제나 아래에 있는 것이다. 부드러운 것은 언제나 그 위에 있는 것이다. <노 자>

 

*

사람이 공순하면 공순할수록, 더욱더 자유로이 되고 굳세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