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22일
불멸에 대한 신앙은 이간에게는 본연적인 것이다.
1
무릇 사람이란 자기 자신 어떤 순간에 다른 것에 강요되어 인생으로 글려나온 것에 지나지 않는다고 생각해서는 안된다.
여기에서 죽음이란 자기 생활의 종결이기는 하지만, 자기의 존재의 종결은 아니라는 신념이 생기는 것이다. <쇼오펜하우엘>
2
우리들의 정신은 육체를 영주할 집으로 삼고 있는 것은 아니다. 잠간 머물고 잇는 객주집인 것이다. < 인도의 성전>
3
우리들은 죽는 것이다. 우리들은 오래 살고 있는 것이 아니다. 우리들에게는 오직 얼마 않되는 순간이 주어진 것 뿐이다.
그러나 우리들의 영혼은 그 까닭으로 공포를 느끼지는 않는다. 우리들의 영혼은 영원히 살고 있을 것이다. <포씨크리이드>
4
죽음은 우리들이 그것을 수단을 써 이 세계를 받아들이고 있는 육체적인 기관의 파멸인 것이다.
세계는 그 육체적인 기관을 통하여 지금 있는 것과 같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죽은 내가 그것을 통하여 바라보고 있는 유리가 파괴 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그 파괴 된 유리를 다른 것으로 바꾸어 끼우는 것이다.
5
경험은 우리들에게 다음과 같은 점을 가르쳐 준다. 즉 묘지 저편의 생활에 대한 알고 그 존재를 믿고 있는 많은 사람들 역시 마찬가지로 나쁜 일을 생각하고, 더러운 행동을 하고 그리고 자기들의 행위의 미래에 있어서의 무서운 결과를 어떻게 하면 벗어날까 하고 교활한 수단을 생각하고 있다는 그 점이다. <칸 트>
6
우리들이 아직 경험하지 못한 나라는 얼마나 많을 것인가? 한이 없는 공간 한이 없는 침묵은 우리들에게 공포심을 갖게 한다.
내가 나 이전에 존재 했으며, 또 이후에도 존재할 영원 속에 있어서의 짧은 일생을 생각할 때, 내가 차지하고 있는 공간의 적음과 내가 보는 공간이 얼마 안 됨에 대해서 생각할 때, 내가 모르며, 그리고 나를 모르는 다른 무한한 공간 속에서 내가 차지하고 있는 작은 공간에 대해서 생각할 때, 나는 공포에 빠진다.
그리고 왜 내가 여기 있고 다른 곳에 있지 않느냐 하는 공포도 느낀다. 미래나 과거의 일을 제쳐 놓더라도 현재 내가 여기 있고 다른 곳에 있지 않다는 점은 역시 조금도 근거가 없는 일이다.
누가 나를 여기 있도록 했는가? 누구의 명에 의해서, 겨우 요만한 장소와 시간이 나에게 주어진 것인가?
인생이란ㅡ손님으로 존대 받는 어떤 짧막한 시간의 추억 밖에는 안되는 것이다. <파스칼>
*
우리들이 불멸인 것을 우리들에게 알려주는 소리란 우리들 속에 살고 있는 신의 소리인 것이다.
◆ 소크라테스의 죽음
소크라테스가 죽고 얼마 안 되어 그의 제자의 한 사람이었던 에피크레스가 역시 제자였던 폐돈을 만났다.
폐돈은 소크라테스의 임종을 본 일이 있었다. 그래서 에피크레스는 폐돈에게 그날에 일어났던 온갖 일, 소크라테스가 무엇을 말하고 무엇을 하고, 그리고 어떻게 죽어 갔는가를 말해 달라고 청하였다.
페돈은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그날 우리는 여느 때 모양으로 감옥과 나란히 서있는 재판소 안으로 들어갔다. 그러자 우리를 언제나 감옥 속으로 안내해주는 문지기가 나와서 기금 소크라테스의 재판이 열리고 있으니까 잠시 기다리라는 것이었다.
이때 그들은 소크라테스의 사슬을 풀고 독을 마시도록 명령하고 있었던 것이다. 잠간의 시간이 흘렀다. 무지기는 다시 나와서 들어가도 좋다고 말했다.
우리가 들어가니까 소크라테스 곁에 크산이티이바 부인이 아기를 안고 침대 위에 나란히 앉아 있었다.
부인은 우리를 보자마자 이러한 경우에 어떤 여자라도 그러하듯이 소리를 내어 울고 탄식을 시작했다. 『이것이 최후의 면죄입니다. 이제는 다시 이야기할 수도 없습니다.』
소크라테스는 부인을 달랬다. 그리고는 잠시 동안 우리들만 있게 해 달라고 부탁하였다. 부인이 나가자 소크라테스는 다리를 두 손으로 문지르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우리를 바라보며 말했다.
『만족이라는 것은 고통과 결부되어 있는 것이다. 나는 사슬과 고랑이 채워진 것이 고통스러웠지만 이제 해방되어 보니 비로소 말할 수 없는 만족을 느낀다. 이것은 필경 신이 두 개의 상반되는 것을 함께 하고 싶어 하는 것이다. 고통과 만족과를 결부시켜 하나의 것이 없다면 다른 것을 경험할 수 없도록 마련한 것이다.』
소크라테스는 그 말 말고도 무엇인가를 말하고 싶어 하는 듯하였다. 헌데 크리톤이 창 너머로 누군가와 나직한 말을 주고받는 것을 보고 무얼 말하고 있는 가고 물었다.
『선생에게 독약을 마시도록 명령한 사내가 있습니다. 그 사내가 될 수 있는데도 이야기 하는 것을 삼가 해 달라는 것입니다. 독사(毒死)를 선고 받은 사람이 흥분하면 독약의 효력이 적어져서 두 번 세 번 먹이지 않으면 안된다고 그 사내는 말합니다.』
하고 크리톤은 대답했다.
『아니 그렇게 하라면 부 번이고 세 번이고 마셔 줄 테다. 나는 너희들과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기회를 놓칠 수는 없다. 그리고 평생을 통하여 성현의 가름 침을 걸어온 인간에게는 죽음이 가까워 오다는 것은 도리어 즐겁다는 것을 보이는 기회를 잃지 않겠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하고 소크라테스는 말했다.
『하지만 우리들을 뒤에 남기고 그대로 돌아가시는 것이 아닙니까. 그래도 즐겁다고 말씀 하십니까』
누군가가 이렇게 물었다. 소크라테스는 말했다.
『지당한 말이다. 그러나 만약에 너희들이 내 입장에 있었다면 한 평생을 통해서 방해물이었던 육체의 정욕을 억제 하려고 노력해 온 인간이 그 육체로 부터 해방되는 것을 즐거워하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을 이해할 것이다. 죽음은 곧 육체로 부터의 해방 그것인 것이다. 내가 자주 너희에게 가르친 완성이라는 것은 될 수 있는 한 육체와 영혼과의 구별을 명확히 해서 영혼을 육체 밖에 있는 자기 자신 속에 집중시키는데 있는 것이다. 죽음은 이 때문에 가장 좋은 자유를 주는 것이 아닐 수 없다. 일생동안 어느 때 죽음이 찾아오더라도 좋은 준비가 되어 있게끔 살고 있는 인간이 그때가 닥쳐왔는데 어딴 불평을 말한다는 건 우습지 않느냐. 그러므로 나는 너희들과 헤어지고 너희들을 슬프게 하는 것은 견디지 못할 노릇이다. 죽음을 환영 안할 도리가 없다. 죽음은 내가 한평생 구하고 있는바 실현에 다름없기 때문에 이것이 너희들을 남겨 놓고 슬프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한 것에 대한 나의 변명이다. 이 변명을 내가 법정에서 한 변명보다도 믿어 준다면 즐겁겠구나.』
소크라테스는 이렇게 말하고 미소를 띠었다.
『그러나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하고 캐위스가 물었다.
『육체를 떠난 후의 영혼이 먼지나 연기처럼 소멸하거나 파괴하거나 하는ㄴ 것이 아니라는 것을 믿지 않으면 안됩니다. 그렇게 알고, 또 그렇게 믿고 있다면 만사가 말씀하신대로 일 것입니다. 그러나 믿을 수가 없다는 것은 불행하지 않습니까?』
『그러하다』
하고 소크라테스는 말을 이었다.
『그것을 전연 믿을 수 없다고 말하는 자도 있겠지. 그러나 그것을 믿지 않으면 아니 될 커다란 이유가 있는 것이다. 낡은 가름침은 죽은 인간들의 황천에 가서 다시 이 세상에 화생할 때가지 거기서 존재하고 있다고 했다. 이 낡은 가름 침을 믿을 수가 있건, 혹은 믿을 수 없다손 치더라도 사람들은 죽은 것으로 부터 다시 태어난다는 것, 사람만이 아니라 모든 동물 모든 식물이 죽은 것으로 부터 다시 태어나는 것을 믿을만한 커다란 이유가 있다. 그리고 만약 그리한다면 살고 있는 것은 죽음을 겁내지 않아도 좋다. 죽음은 오직 새로운 생애의 변화에 다름없으니까. 이것은 다음 한 가지 일 만으로서도 충분히 믿어진다. 즉 우리들은 모두 이 세상에 살고 있으면서도 영혼의 전세의 기억이라고 생각 되는 것을 지니고 있다 믿어지는 것이다.』
그리고 소크라테스는 우리들이 전에 잘 듣게 논증(論證)ㅡ즉 우리들이 지니고 있는 모든 지식은 오직 기억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을 들어 말을 계속하였다.
『그리고 만약 영혼이 현제 이전에 있어서 살고 있지 않았다면 기억이라는 것도 있을 수 없는 것이다. 그러므로 설사 인간의 육체는 필멸적인 것일지라도 무엇인가 알고 그리고 기억할 수 있는 능력을 지니고 있는 이상 영혼은 육체와 함께 멸해지는 것이 아니다. 허나 우리들의 모든 지식이 영혼의 전세의 생활에 대해서의 기억만으로서 생각 키워진다고는 말 하는 것뿐으로서는 충분하지 않다. 불멸의 영혼이 존재하고 있다고 말하는 중요한 증거는 다음에 있는 것이다. 즉 우리들의 영혼에 대하여 가장 본연적인 것은 미며, 선이며, 정의며, 진리의 영원에 속하는 관념이라는 점, 그리고 그것뿐만이 아니라 실로 이러한 관념이 우리들의 영혼의 본질을 현성하고 있다는 점에 있는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관념은 죽음에 속하는 것이 아니므로 우리들의 영혼도 마찬가지로 죽음에 속하는 것이 아닌 것이다.』
소ㅡ라테스는 말을 끊었다. 우리들은 모두 잠자코 있었다. 오직 케위스와 시미리아가 작은 목소리로 무엇인가 속삭이고 있었다.
『너희는 무얼 이야기 하고 있는가』
하고 소크라테스는 물었다.
『만약 지금 이야기한 문제에 대하여 말하고 있는 갓 같으면 너희들이 생각하고 있는 것을 말하여다오. 만약에 너희들이 내가 말한 것에 찬성하지 않거나, 또는 무엇인가 보다 더 좋은 설명을 알고 있거들랑 숨김없이 말하여 다오』
『나는 숨김없이 말하겠습니다.』
하고 시미리아가 입을 열었다.
『나는 선생이 말씀하신걸 전연 찬성 못하겠습니다. 그래서 질문하고 싶다고 생각합니다. 허지만 이러한 질문을 해서 선생이 노여워하실까 염려하고 있습니다.』
소크라테스는 웃으면서 말했다.
『나한테 어떠한 일이 일어나도 결코 그것을 불행하다고는 생각하지 않는 점을 사람들로 하여금 믿게 하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일까. 너희들이 그것을 믿어주지 않는다면 어지 다른 사람들이 믿어줄 것인가. 나는 지금도 여느 때와 조금도 다름없는 정신 상태에 있다. 부질없는 염려는 말아라. 너의 의문을 똑바로 말하는 게 좋겠다.』
『그러면 나의 의문을 바른대로 말씀드리겠습니다.』
하고 시미일는 말했다.
『나는 선생이 영혼에 대하여 말씀하신 것이 아직 충분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어디가 충분하지 않은가?』
『선생이 영혼에 대하여 말씀한 것은 바이올린을 타는데도 말할 수 있다고 생각됩니다. 바이올린은 그 줄이라는 것만을 생각할 때, 육체와 같이 일시적인 것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허나 바이올린이 내는 소리는 육체적인 것이 아니고 죽음에 속하는 것이 아니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설사, 바이올린이 부서지고 줄이 끊어져도 바이오린에서 울려나오는 소리는 결코 죽은 것이 아니라, 어디멘가 바이올린이 부서진 뒤에도 남아 있다고 말하겠습니다.
그러나 우리들은 바이올린의 소리는 잡아 맨 줄에 어떤 긴장을 보탬으로서 생긴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우리들의 영혼도 육체의 온갖 요소를 어떤 관계에 둠으로써 결부하고 그리고 생기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바이올린의 소리가 줄을 형성하고 있는 일부가 부서짐으로써 부서지는 것이 우리들의 영혼도 육체를 형성하고 있는 일정한 관계가 부셔짐으로써 부서지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시미이리아가 말을 끝 맺을 때, 나중에 서로들 이야기 한 것이지만 우리는 모두 불안한 감정을 느꼈다. 영혼의 불멸에 대해서의 소크라테스의 말을 믿느냐, 믿지 않느냐 하는 중에 강한 반대의 논증이 나와 우리를 괴롭힌 것이다. 우리는 이 문제에 대하여 이야기 된 모든 것에 대하여서만 아니라, 이 문제에 대하여 이야기할 수 있는 모든 것에 대해서 불안을 느끼기 시작 했던 것이다.
나는 가끔 소크라테스한테는 몰랐다. 허나, 이때처럼 놀란 때는 없다. 소크라테스가 아무렇지도 않은 듯이 반대 이론에 대하여 대답한 것은 그다지 놀랄 일이 아닌지도 모른다. 허나, 소크라테스가 시미리아의 이야기하는 것을 조용히 받아들이면서 듣고 있는 관대함과 평소와 조금도 변함없는 부드러움은 참으로 놀 날만한 일이었다.
그리고 소크라테스는 시미리아가 한 이야기를 명확하게 놀랄만한 지식으로써, 우리를 의혹 속에서 헤어나게 했던 것이다.
나는 이때 소크라테스의 바른편에 앉아 있었다. 소크라테스는 침대에 앉아 있었으므로 나보다 높은 곳에 있었다. 소크라테스는 내 머리털을 만지는 버릇이 있었다. 이때도 나의 머리를 손으로 어루만지면서 말했다.
『폐돈, 내일 너는 이 아름다운 머리털을 깎아버려도 좋겠지』
『예,예』
하고 나는 대답했다.
『허나, 잠간. 나하고 내기를 할가』
『무얼 말입니까』
하고 내가 물었다.
『너는 내일 머리털을 깎는 것으로 약속했다. 단 내가 한 말에 대해서 잘 설명하여 대답할 수 있으면 말이다. 만약 하지 못한다면 내가 네 머리털을 오늘 깎아버리겠다.』
나는 웃으면서 그렇게 하겠다고 대답했다. 그대 소크라테스는 시미리아편을 바라보면서 말했다.
『좋아, 시미리이. 영혼은 바이올린의 소리와 비슷하다. 그리고 바이올린의 소리가 바이올린과 그 줄하고의 바른 관계 가운데 있어서 생겨나듯이, 영혼도 육체의 요소간의 일정한 관계에 있어서 생긴다. 허나 만약 그러하다면 지금 우리들이 이야기 하고 그리고 너도 동의 한 것,
ㅡ 즉, 우리들의 모든 지식은 우리들이 각기 선재(先在)에 있어서 앙ㄹ고 있는 바의 기억이라는 것이 모순을 가져오지 않는가. 그리고 만약 영혼이 지금 그 가운데 보이는 육체보다 도 이전에 존재하고 있은 것 같으면 영혼이 육체의 각 부분의 일정한 관계의 결과라고 말할 것이 어떻게 있을 수 있는가
만일 우리가 각자의 모든 지식이 미리 있어온 기억이라는 것을 인정한다면 우리는 영혼이 육체의 상태로 부터 독립하여 그 자신의 실체를 지니고 있다는 것도 인정하지 않으면 안된다. 그 외에 또 바이올린 소리와 영혼과는 다음의 점으로 다른 것이다. 즉 바이올린의 소리는 자기 자신이라는 점을 모른다. 허나, 영혼은 자기 자신의 생활을 알고 있다. 알고 있을 뿐만 아니라, 그것을 인도하고 있는 것이다. 바이올린의 소리는 바이올린의 상태를 스스로 바꾸지는 못한다. 그리고 그것에만 의가하고 있다. 허나 영혼은 육체로부터 독립하여, 그리고 육체의 상태를 자유로이 바꿀 수가 있다. 예를 들면 지금 나의 육체의 모든 요소는 어제와 마찬가지로 정당한 상호 관계 속에 있다. 그러나 나의 영혼은 이 정당한 관계를 이제 곧이라도 파괴하려고 결심할 수가 있는 것이다.
어재 서냐면 너희들도 알다시피 만약에 내가 크리톤의 권함에 동의해서 이 감옥에서 도망쳤더라면 지금 여기서 이렇게 형의 집행을 기다리면서 너희들과 같이 이야기 하고 있지는 않을 것이다. 내가 크리톤의 권함을 듣지 않은 것은 공화국의 판결에 따르는 편이 도망하는 것보다 옳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것은 즉, 바이올린의 소리가 바이올린의 파멸을 선고하는 것이 된다. 즉 내 속에는 네 불멸의 본원을 알고 있는 바의 무엇인가가 존재하고 있는 것이 된다. 그리고 그러하므로, 설사 내가 충분한 명확성을 가지고 설명하지 못한다고 하더라도 나는 자기 자신 속에 육체의 뚜껑을 뛰어 넘은 자유로운 본연적인 것이 존재하고 있는 것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나의 영혼이 불멸이라는 것을 믿지 않고는 있지 못한다.』
소크라테스는 다시 말을 이었다.
『그리고 만약 영혼이 불멸이라면 우리들은 이 세상의 생활을 위하여 영혼을 지키지 않으면 아니 된다. 어째서냐면, 만약 영혼이 불멸하고, 그것이 이 세상에서 얻은 것을 다른 생활 속에 가져갈 수 있는 것이라면 어디에 그것을 될 수 있는 한 좋은 것으로 그리고 바른 것으로 하기 위하여 노력하지 않아도 좋다는 이유가 있을 것인가.』
그리고 한동안 침묵한 후, 소크라테스는 이러한 말을 했다.
『허나 너희들이여, 이제 목욕하지 않으면 안 될 때가 온 것 같다. 몸을 씻고나 서 독약을 마시는 것이 좋을 테지. 여자들에게 시체를 씻는 힘을 덜어주기 위하여.』
소크라테스가 이렇게 말했을 때, 크리톤은 소크라테스의 아기들을 이 뒤로 어떻게 하면 좋을까 하는데 관하여 물어 보았다.
『크리톤아, 내가 언제나 말해온 대로 하면 좋지 않으나』
하고 소크라테스는 대답했다.
『아무것도 새롭게 달리 말할 것은 없다. 자기 자신은 자기 자신의 영혼을 지킬 것이다. 오직 그렇게 하는 것으로써, 너희들은 나를 위해서도, 나의 어린 것들을 위해서도, 너희들 자신을 위해서도 가장 좋은 것이 될 것이다. 달리 약속해 주지 않아도, 오직 그렇게 하면 좋다.』
하고 솤크라테스는 웃으면서 대답했다. 그리고 한마디 덧붙였다.
『너희들이여, 나는 아직 크리톤한테 지금 너희들과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이 나인 것인지, 이제 쪼금 지나면 차가워지고 그리고 움직이지 못하는 것은 내가 아니라는 것을 믿도록 하게 못하는 것 같다.』
이렇게 말하고 소크라테스는 일어서서, 다음 방으로 목욕하러 들어갔다. 크리톤은 그 뒤를 따랐다. 소크라테스는 우리들을 기다리라고 말했다. 그래서 우리들은 서로를 이제 논의 된 것에 대하여 또는 우리들의 기둥이며 스승ㅇ이자 지도자였던 사람을 잃어버리지 않으면 아니 된 불행에 대한 이야기를 주고받으면서 기다리고 있었다.
소크라테스가 몸을 말끔히 씻고 났을 때 소라테스의 어린애들이 들어 왔다. 소크라테스는 두 어린애와 장성한 아들 하나가 있었다. 하녀들도 들어왔다.
소크라테스는 자녀들과 하녀에게 이야기를 하고 난 뒤, 우리들 있는 대로 왔다. 그때는 이미 저녁나절이 가까웠다. 그리고 잠시 뒤에 형ㄹ리가 들어왔다. 소크라테스 가까이 가서 말하는 것이었다.
『소크라테스여 , 당신은 조금도 나한테 화를 낸다던가. 나무란다던가. 고함을 치거나 하지 않았습니다. 지금까지 내가 독약을 마실 시간이라고 말하러 오면 어떤 죄인이라도 나한테 화를 내고, 고함을 치고 했죠. 나는 요전부터 당신이라는 참다운 모습을 알았습니다. 나는 당신을 여기 온 사람들 가운데서 가장 고기하고 선량한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모쪼록 나를 나쁘게 생각하지 마십시오. 당신은 당신에게 이러한 형벌을 선고한 사람들을 알고 있을 것입니다. 그 사람들을 미워하십시오. 나는 그저 독약을 마시게 되었다는 알리러 온 것뿐입니다. 용서해 주시시오. 글리고 피치 못할 일을 될 수 있는 대로 영안하게 견디도록 준비해주십시오. 이렇게 말하고서 그 형리는 울었다. 그리고 얼굴을 돌리고는 나가버렸다.』
『그러면』
하고 소크라테스는 말했다
『나의 할 일을 해야지』
그리고는 우리들 편을 바라보고 말을 이었다.
『저 형리는 매우 좋은 인간이다. 앞서도 나한테 와서 여러 이야기를 했다. 그래서 나는 저 형리가 선량한 인간이라는 것을 알았다. 이제는 또 나를 슬퍼해 주었다. 지 크리톤 명령대로 해 다오. 준비가 되어 있으니 독약을 가져 오라고 전해라』
크리톤은 말했다.
『선생님 태양이 아직 하늘에 머물고 있습니다. 훨씬 더 늦어서라도 좋으리라 생각됩니다. 더욱이 대게의 인간들은 밤을 즐겁게 지내고 사랑의 만족을 즐기기까지 한 뒤에 독약을 마시는 것이라고 들어 왔습니다. 빨리 서둘 필요는 없습니다. 아직 시간이 있습니다.』
『무슨 말을 하는가. 크리톤』
하고 소크라테스는 말했다.
『그 사람들은 그렇게 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그렇게 한 것이다. 그 사람들이 그렇게 한 것은 각기 자기의 근거를 가지고 한 것이다. 허나 나는 그 사람들처럼 생각하지 않는다.
조금 늦게 독을 마신 다해도, 내 자신의 눈으로 보면 그것은 그저 자기를 우스꽝스러운 꼴만 보게 하는데 지나지 않는다. 자 가서 독약을 가져 오도록 일러 다오. 』
크리톤은 문간에 서 있는 하인에게 눈짓 했다. 하인은 나갔다. 그리고 이내 소크라테스에게 독약을 내리도록 명령 받은 형리를 데리고 들어 왔다.
『어떻게 하는지 모르니까 알려 주시오,』
하고 소크라테스는 형리에게 담담히 말했다.
『먼저 이것을 마시고 나서 다리가 무거우면 누우셔야 합니다. 그 때 독약이 들기 시작하는 것입니다.』
하고 그 형리는 말했다. 그리고 형리는 소크라테스에게 독약이 들어 있는 그릇을 내밀었다.
소크라테스는 그것을 받았다.
그리고 평소와 다름없는 얼굴로 조금도 공포를 느끼지 않는 안색과 눈매로 그 형리를 바라보면서 물었다.
『당신은 이렇게 사람에게 독을 마시도록 하는 것이 신의 마음을 거역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까.』
그 형리는 대답했다.
『우리들은 하라고 명령 받은 것만을 하고 있습니다.』
『좋아』
하고 소크라테스는 말했다.
『허나, 어쨌든 나는 이 세계에서 다른 세계로 옳아 가는 것이 지체 없이 되도록 신에게 기도하지 않으면 안됩니다. 이제 그것을 기도합시다.』
이렇게 말하고 소크라테스는 약사발을 입으로 가져갔다. 그리고 공포도 주저도 하지 않고 단숨에 들이켰다.
그때까지 우리들은 우는 것을 참고 있었다. 허나, 소크라테스가 들이키는 것을, 그리고 다 들이켜 버린 것을 보았을 때, 더 참을 수가 없었다. 나는 울지 않으려해도 마구 눈물이 흘러 내렸다. 나는 외투에 머리를 묻고 울었다.
나는 소크라테스의 불행을 슬퍼했다기 보다는 이러한 스승을 잃어버리는 자기의 불행을 울었던 것이다. 나보다도 먼저 견디다 못해 울고 있는 크리톤은 마침내 그 자리를 물러나고 말았다. 마냔 울고만 있던 아포르돌ㅡ은 소리를 내어 울었다.
『무슨 짓들이냐, 너희들은』
하고 소크라테스가 말했다.
『나는 여자들을 울리지 않으려고 여기 들어오지 못하게 했다. 죽음은 장엄한 침묵으로써 맞지 않으면 안된다. 조용히 해라. 사내다워라』
우리는 이를 악물고 우는 것을 참았다. 소크라테스는 잠자코 거닐고 있더니 드디어 침대 옆에 가서 다리가 무거워 졌다고 말했다.
그리고 바로 누웠다. 독약을 가지고온 형리가 말한 대로이다. 소크라테스는 꼼짝하지 않고 누워 있었다.
그 형리는 가끔 소크라테스의 발을 만져 보고 있었다. 드디어 한쪽 발을 누르고 느끼는가. 어떤가를 물었다. 소크라테스는 느끼지 않는다고 대답했다.
형리는 다시 손으로 소크라테스의 발을 만져 보고 이제 차가워 오니까 곧 죽음이 온다는 것을 우리들에게 알렸다.
『이 차가움이 심장가지 퍼졌을 때가 최후 입니다』
하고 형리는 말했다.
차가움이 배 아래까지 왔을 때, 소크라테스는 갑자기 자기 몸에 덮여 있는 수건을 젖히고 말했다. 그것이 최후의 말이었던 것이다. 『아스크레피아에게 닭을 갚는 것을 잊지 말아다오,』
명백히 그는 이 날에 의하여 이와 같은 방법에 의하여 자기를 이 세상의 생활에서 구해준 의술의 신에의 감사를 의미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게 하겠습니다.』
하고 크리톤이 대답 했다.
『또 하실 말씀은 없으십니까?』
그러나 이 물음에 소크라테스는 대답하지 않았다. 조금 지나자, 경련하는 듯 몸을 움직였다. 허나 그의 눈은 벌써 움직이자 않았다. 크리톤은 소크라체스 옆으로 가서 그의 뜬 눈을 감겨 주었다. <플라톤>
'톨스토이 · 인생독본' 카테고리의 다른 글
톨스토이- 인생독본 / 9월 24일 (0) | 2015.09.24 |
---|---|
톨스토이 -인생독본 / 9월 23일 (0) | 2015.09.23 |
톨스토이-인생독본 /9월 21일 (0) | 2015.09.21 |
톨스토이-인새독본 / 9월 19일 (0) | 2015.09.20 |
톨스토이-인생독본 /9월 20일 (0) | 2015.09.2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