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26일
죽음이란 말로써 우리들은 생화의 파멸 그것을 의미한고 있다. 동시에 평화롭게 되는 순간도 의미하고 있다. 전자는 우리들의 힘이 미치지 못하는 곳에 있다. 그러나 후자는 즉━평화는 인생에 있어서의 최후의 그리고 가장 중요한 일이다.
1
정력이 왕성한 때에는 당신이 이 세상을 위하여 살고 있는 때이다. 허나, 병에 걸렸을 때엔 그대는 죽음에 향하고 있는 때이다. 즉 사후의 세계를 위하여 살기 시작하려는 것이다. 전자의 상태에 있어서나 후자의 상태에 있어서나 일을 하지 않으면 안된다. 이 두 가지의 경과는 다 마찬가지로 보편적인 것이, 그 각각에 다 적응하는 일이 잇는 것이다.
2
죽음이란 동의와 덕성을 가지고 맞이할 수 있는 것이다. 동물은 다만 숨을 지울 뿐이지만 인간은 자기의 영혼을 그 창조주에게 돌려보내지 않으면 안된다. < 아 미 엘 >
3
죽은 것은 이미 영혼의 일부분이 된 것이다. 죽은 것은 무덤의 저쪽에서 우리들과 이야기를 할 수 있듯 생각된다. 그리고 그 이야기는 우리들에게는 신이 말과 같이 지상 명령으로 들린다. 명백하니 생이 자나감을, 그리고 무덤이 자기 앞에 열려짐을 깨닫는 자에게는, 뜻 깊은 때가 찾아오는 것이다.
그때 그의 천성적인 본질은 그 모양을 나타내지 않을 수 없게 된다. 그에게 발견되는 신도 그 모양을 나타내지 않을 수 없게 되는 것이다. < 아 미 엘 >
*
죽음의 준비를 하지 않으면 안 되겠다. 그 준비란 보통 생각하는 것과는 다르다. 즉 제식이나 이 세상 여러 가지 여러 가지 번잡한 일들의 끝 수습을 해둠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가장 알맞은 죽음을 죽기위해 하는 것이다. 즉 사람이 이미 다른 세계에 있는 순간━죽음의 순간은 승리적인 순간이다. 왜냐면 죽는 사람의 행위는, 살아남은 사람에게 말할 수 없는 큰 영향력을 가지기 때문이다. 그 순간을 잘 이용하도록 해야 한다.
◆ 소크라테스의 재판
『소크라테스』에게 행해진 고발은 다음의 두 가지로써 구성되어 있다.
(1) 그가 국가의 종교를 인정하지 아니 하였다는 것,
(2) 그가 국가의 종교를 신앙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설명하여, 청년들을 교사하였다는 것,
소크라테스는 뒷날 『그리스도』가 경험한 것과 그리고 많은 예언자들과 인류의 선각자들이 경험한 것과 같은 일을 경험한 것이다.
소크라테스는 사람들에게 대하여 그의 인식 속에 밝혀진 생활의 이지적인 길을 가르쳤다. 그 길을 가르침으로써, 그 시대의 사회생활의 기초를 세웠던 허위의 가르침을, 부정하지 않을 수 없었던 것이다.
국가의 장로들의 대부분은 『소크라테스』에게 의하여 가르쳐진 길로는 들어갈 수 없는 자 뿐이었다. 그리고 그것이 참된 가르침임을 시인하면서도 자기들이 신성한 것이라 여기고 있던 모든 것이 비난됨에 대하여는 참을 수 없었던 것이다. 그리하여 자기들이 세운 질서가 헐어진다든가 파괴되는 것을 피하기 위해서 『소크라테스』를 법정에 호출하였던 것이다.
재판은 사형의 선고로 막을 닫게 되어 있었다.
『소크라테스』는 그 사실을 알고 있었다. 그러나 항변을 하지 않았다.
오히려 이 기회를 이용하여 장로들에게 무슨 이유로써 자기가 하였던바 그러한 행동을 하게 되었는가, 그리하여 자기는 생명이 있는 한은 이와 같은 행동을 계속하게 되리라는 것을 선언하려 했던 것이다.
재판관들은 소크라테스의 유죄를 인정하고, 그에게 사형의 선고를 내렸다. 그 선고를 듣고 있던 소크라테스는 재판관들을 향하여 다음과 같이 대답하였다.
『장로들이여! 사람들은 당신네들이 어리석게도 성 『소크라테스』를 사형에 처했다고 말하고 있지 않는가. 사람들은 나를 성자라고 말하고 잇노라. 하나 나는 사람들이 말하는 성자는 아니노라. 사람들은 당신네들이 어리석게도 나를 사형에 처했다고 말하는구나. 왜냐하면 만약 당신네들이 잠깐 동안만 기다린다면, 나는 스스로 늙어서 죽음이 가까워질 것이며, 마침내는 죽음이 닥쳐올 것이 아니냐 말이다.
더욱이나는 나한테 사형을 선고한 당신네들에게 말하고 싶노라. 당신네들은 나에게 사형을 선고하고 내가 선고된 죽음으로부터 빠져 나올 수 없다고 여기고 있도다. 그러나 그것은 헛된 일이로다. 나는 그 방법을 알고 있노라. 허나 그것은 나에게 적당하지 못하다고 생각하기에, 그 방법을 취하지 않을 따름이노라. 당신네들은 내가 울고 슬퍼하며 난잡하게 날뛰고, 여러 가지 말을 지껄여대면 유쾌하리라 생각하고 있을 테지. 나는 그것을 알고 있노라. 그러나 법정에 있어서나 전지에 있어서나 적당하지 못한 방법으로써 죽음으로부터 피하려고 애쓰는 것은 나의 할 바가 아니노라. 그것은 다른 어떠한 사람에게 있어서도 행할 바 아니도다. 여하한 위협에 빠져서도 만약 자기를 너무 아끼지만 않는다면, 죽음을 피할 수 있는 방법은 반듯이 있는 갓이니라. 죽음을 피함은 곤란하지 않노라. 악을 피하는 편이 훨씬 곤란한 것이라. 악은 죽음보다 재빨리 사람을 붙잡아 버리는 것임으로.
나는 이미 노쇠 하였도다. 그리고 나는 죽음의 포로가 되어 있도다. 허나 당신네들, 즉 나의 고발 자들은 활발하고 민첩하구나.
당신네들보다 내 민첩한 어떤 것 즉 악이 당신네들을 붙잡아버렸도다. 당신네들에게 의하여 선고된 나는 죽음에 이르렀도다.
나를 선고한 당신네들은 악과 수치를 얻게 되었도다. 그 악과 수치는 진리가 선고하는 것이니라.
나는 나의 형벌을 눈앞에 두고 있노라. 당신네들은 당신네들의 형벌을 눈앞에 두고 있노라. 나는 고발자인 당신네들에게 말하고 싶도다. 죽음을 앞에 두었을 때, 사람들은 유난히 또렷하게 미래의 일을 내다 볼 수 있는 것이라고.
나는 당신들에게 말하노니,
당신네들은 나의 사후 곧 벌을 받을 것임을 알라. 그것은 당신네들이 나에게 준 형벌보다 훨씬 고통 많은 형벌인 것이니라. 그리고 분명히 당신네들에게는 뜻하지 않았던 일이 일어날지니라.
당신네들은 나를 죽임으로써, 내가 이때까지 제지하고 있었던 당신네들의 반대자들을ㅇ 모두 흥분시키게 되리로다. 당신네들은 깨닫지 못할지라도 그들 반대자는 젊도다. 그리하여 그들의 공격을 받는 것은 고통스러우리라.
나를 죽인 곳에서 당신네들 자신의 나쁜 생활을 잊어버릴 수는 없으리라. 사람을 죽임으로써 자기의 악에 대한 비난을 피할 수 없는 것이니라.
그것을 피하기 위해서는, 가장 단순한 그리고 참된 방법이 하나 있느니라. 그것은 착하게 사는 그것이니라. 이것은 내가 나의 비방자들에게 이전부터 말해 두고 싶었던 것이노라. 그런데 이번에는 법정에 있어서 나를 비방하지 않고 변호해준 사람들을 향하여 말하노라.
당신들과 말할 수 있는 이 최후의 순간을 당하여 나는 어떤 놀랄만한 사실을 말하고 싶노라.
그것은 지금 나에게 일어난 일이로다. 내가 이 괴상한 때를 당하여 생각한 것이니라.
나의 일생을 통하여 가장 중요한 때, 그리고 가장 의미 없는 때에도 나는 늘 신중하게 어떤 비밀의 소리를 들을 수 있었느니라.
그 소리는 늘 나에게 경고하며 불행을 초래할만한 행위를 함을 억제하여 주었던 것이니라.
그래서 지금은 당신네들도 보고 있는 바와 같이 나에게 가장 불해한 일이라고 생각할 수 있는 때가 닥쳐왔도다.
그런데 이제 그 소리는 이미 나에게 경고도 억제도 하지 않도다.
내가 집을 아와 여기에 올 때에도, 그리고 법정에서 답변을 할 때에도, 그 소리는 들리지 않았도다.
이것은 무엇을 의미 하는가? 나는 생각하노라. 지금 나에게 일어나고 있는 일은 악이 안이라 행복이라고.
실제로, 죽음에 대해서는 다음의 두 가지 생각 중 어느 하나를 취하여야 하느니라.
즉 죽음은 의식의 완전한 소멸이며 상실이라는 것, 혹은 전하는 말에 의하면 다만 영혼이 어떤 곳으로부터 다른 곳으로 옮겨 산다는 그러한 의미의 말이니라.
만약에 죽음이 완전한 소멸이며, 꿈도 꾸지 않는 동면과 흡사하다고 할 것 같으면 죽음은 의심할 것도 없이 행복한 것이니라.
왜냐하면 모든 사람으로 하여금 이와 같은 숙면 속에 보낸 밤을 상기시키고, 그리하여 그 밤과 그 사람들이 여러 가지 공포나 걱정이나, 만족할 수 없는 욕망 속에 보낸 백일몽과를 비교한다면 반듯이 숙면한 밤보다 더 행복한 낮이나 밤을 찾아낼 수 없을 것이기 때문이니라.
그런 까닭에 만약에 죽음이 그와 같은 숙면이로 한다면, 나는 그것을 행복이라고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니라.
만약에 죽음이 이 세계에서 다른 세계로 옮겨 사는 그것이라면, 전하는 말과 같이, 그 옮겨 사는 세계에 있어서는, 나 이전에 주은 모든 성자 현자를 만날 수 있다 함이 진실이라면 그 세계에서 그러한 사람들과 그 세계에서 그러한 사란들과 함께 사는 그 이상으로 행복한 일이 어디 또 있으랴.
그러한 세계에 갈 수 있다면, 나는 한번만이 아니라 백번이라도 죽음을 원할 것이로다.
그리고 재판관들이여 그 밖의 모든 사람들이여 나는 죽음이란 결코 무서워할만한 것이 못 된다고 생각하도다.
옳은 사람에게 있어서, 그 생활에 있어서나 그 죽음에 있어서나, 악은 있을 수 없는 것이니라.
나를 비방한 사람들의 목적이, 나에게 악을 행하려는 것이라 할지라도, 나는 그 사람들 나에게 대한 비난 자에 대하여서도 고발 자에 대해서도, 노하는 따위 짓은 아니하려니.
허나 이미 때는 왔다. 나는 죽으리라. 당신네들은 더 살아갈 것이니라.
그라나 우리들 중에 누가 더 올은 인간인가 하는 문제의 해답은 신만이 알고 있느니라.
법정이 『소크라테스』에 대하여 사형의 선고를 내린 후, 곧 그는 독배를 마시고 조용히 제자들 속에서 눈을 감았다.
그의 최후에 관한 상세한 경이는 그의 제자 『플라톤』에 의하여, 화화 『페튼』속에 쓰여져 있다. < 플라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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