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톨스토이 · 인생독본

톨스토이 / 인생독본 2월 25일

by 바닷가소나무 2015. 4. 9.

 

225

 

 

 

기도가 습관으로 되는 것은 사람이 습관적으로 기도 함으로써 신에 대하여 무엇인가 공적을 보일 수 있다 생각한 그때만 해롭다.

 

1

기도에 들어가기 전에 정신을 집중할 수 있는가 없는가를 살피라. 그것이 안 된다면 기도하기를 그만두라.

기도를 들어갈 때 비애의 감정이 남아 있던지 혹은 태만이나 홍소나 잡담이나 들뜬 회화의 영향이 남아 있어서는 안 된다. 오직 신성한 마음으로 있을 때에만 기도에 들어갈 것이다.

< 타르무우트 >

 

2

매일 먹고 자고 하여도 사람들은 심심함을 느끼지 않는다. 그것은 기아와 꿈이 연신 꼬리를 물고 나타나 오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것이 없다면 먹는 것 자는 것이 다 귀찮아 질 것이다.

즉 정신상의 향연에 만족할 수가 없다면 사람들은 틀림없이 심심함을 느낄 것이다. 우리들은 저 갈망적인 진실 산상의 수훈을 기억 하리라. < 파스칼 >

 

3

어찌하여 우리의 약함을 보호해주는 수단인 기도를 스스로 회피 하는 것일까. 우리를 신께 가까이 가게 해주는 잉체의 정신상의 노력은, 자아에 대한 생각에서 우리들을 해방해 주는 것이다. 신께 구원을 바라기만 한다면 우리들은 이 구원을 얻을 수 있다는 걸 알게 되리라.

신께서 우리를 변화 시키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신께 가까이 가면서 자기 자신을 변화 시키는 것이다. 우리들이 당연한 것으로 신께 바라는 일체의 것을 우리들 자신이 스스로 줄 수 있을라. 그리고 자기 자신의 약함을 깨달음으로서 자기의 힘이 증가해 가는 것이다.

< 루 소 >

 

4

기도는 자기 집에서 함이 가장 좋다. 왜냐하면 모임에선 질투나 잡담이나 비방을 피할 수 없기 때문이다. 죄과를 범하기 쉬운 여러 가지 일을 피할 수 없기 때문이다. 부질없는 이야기를 다음 위한 모임 같은 데서는 더 더구나 기도를 들리지 않음이 좋다. < 타르무우트 >

 

*

자기의 기도 즉 신에 대한 자기의 관계에 대한 말을 자주 새롭게 바꾸는 것이 좋다. 인간은 끊임없이 자라고 있는 것이며 변해 가는 것이다. 그러므로 신에 대한 관계도 변하는 것이며 기도 역시 또한 바뀌어져야 하는 것이다.

 

천사 가브리엘

어떤 때 천사 가사브리엘은 천국에서 들려오는 신의 소리를 들었다. 그것은 어떤 사람에게 친절하게 대답하고 있는 소리였다.

그렇다. 어딘가에 신의 소중한 머슴이 있는 것이다. 그 인간의 마음은 정념을 물리치고 높은 곳에 올라있는 것이다.

천사는 급히 지상으로 내렸다. 그 인간을 찾기 위하여 그러나 천국에도 지상에도 찾을 수가 없었다. 마침내 천사는 외쳤다. 신이여! 당신께서 사랑하고 계신 그 인간에게로 가는 길을 가르쳐 주소서신은 대답하였다. 바른편으로 가면 나무가 있나니라. 그 나무 옆에 탑이 있고 그 안에 불이 있으리라.

천사는 곧 탑으로 갔다. 거기에는 외톨백이 인간이 우상(偶像) 앞에서 기도를 드리고 있었다. 천사는 돌아와서 말하였다. 신이여, 당신은 탑 속에서 우상에 대하여 절을 하는 그러한 인간을 사랑하는 것입니까?

신은 말하였다. 나는 무지한 과실을 책하는 자가 아니다. 그 인간의 마음은 어리석은 노력을 하고 있기는 하지만 높은 자리를 차지하지 않으면 아니 된다라고 <폐르샤의 금언 >

 

기 도

하늘에 계신 아버지는 그대가 원하기 전에 그대가 무엇을 필요로 하고 있는가를 알고 계신다. < 聖 書 >

 

아네오, 아네오 , 안됩니다. 그런 일이 있을 리 없어요. 선생님! 이젠 어찌할 도리도 없단 말씀이에요?이렇게 말하면서 젊은 어머니는 무슨 결심이라도 한 듯이 급한 걸음걸이로 방에서 나왔다. 그 방에서 외아들인 세 살 난 어린것이 죽고 만 것이다. 작은 소리로 무어라 이야기 하고 있던 남편과 의사는 입을 다물었다. 남편은 망설이며 그 아내 곁으로가 흐트러진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 그리고는 무거운 탄식을 토했다. 의사는 고개를 숙인 채 그 옆에 서 있었다. 그는 입을 다문 채 몸을 꼼짝도 하지 않는다. 그 거둥엔 모든 것이 절망상태 임을 암시하고 있었다. 어떡할까? 남편은 말하였다.

, 어떡하면 좋아? —⌟

잠자코 계셔요! 잠자코!

하고 아내는 외쳤다. 그 어조에는 노한 기색이 서려 있었다. 그리고는 별안간 몸을 돌려 아이들 방으로 뛰어 들어갔다. 남편은 아내를 황급히 불렀다.

카아차!

어린애는 머리 밑에 하얀 베개를 베고 유모의 가슴에 안기어 있었다. 눈동자는 뜨고 있었으나 아무것도 보지는 못한다. 꼭 다문 입에서는 거품이 흐르고 있다. 유모는 핼쑥한 표정으로 어린애 얼굴을 들여다보고 있었다.

카아차가 유모 곁으로가 어린애를 자기 손에 않으려 했을 때 유모는 조용히 말했다.

저쪽에 가 계셔요그러나 그녀는 그 말에는 귀도 기울이지 않고 아이를 뺏어 안았다. 어린애의 긴 곱슬머리가 엉켜 있었다. 어머니는 그 머리를 쓰다듬어 주며 어린애 얼굴을 말끄러미 들여다보았다.

가엽게도 ―⌟

그녀는 속삭이는 듯 그렇게 말하고 어린애를 유모에게 돌려주었다. 어린애는 이주일 동안이나 병으로 누워 있었던 것이다. 누워 있는 동안 어머니는 하루에도 몇 번씩 절망에서 희망으로 갈팡질팡 헤매고 있었다. 그동안 어머니는 하루 한 시간 반 밖에 자지 않았다. 하루에도 몇 번 자기 침실에 가서 어린애를 구원해 줍소 사 신에게 기도를 드렸다.

침침한 비깔의 성상(聖像)은 그 작은 손에 금빛 책을 한 권 들고 있다. 그 책에는 검은 색깔로 다음과 같이 쓰여 있었다.

마음 괴로운 자, 무거운 짐을 진자는 나에게로 오라. 나는 너희를 평화롭게 하리라

이 성상 앞에 서서 어머니는 빌었다. 마음속 힘을 모주리 그 기도 속에 기우려서 그녀는 빌었다. 열심히 정성껏 기도했다.

그런데 어린것이 죽고 나자 그녀는 머릿속에서 모든 것이 갈기갈기 찢어져 빙빙 도는 것만 같다. 자기 침실에 와서도 거기가 어딘지 모르는 듯이 언제나 보아 눈에 익은 물건들을 놀랜 듯한 눈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그러다가 침대에 쓰러져 흐느끼다가 의식을 잃었다.

문득 꿈속에서 그녀는 죽은 고스챠가 토실토실하게 살이 쪄서 사랑스런 곱슬머리의 하얀 모습을 보이며, 안락의자에 앉은 것을 보았다. 코스챠는 살찐 다리로 열심히 인형을 외짝다리가 없는 잔등에 구멍이 뚫어진 마분지 장난감 말()위에 얹어 놓으려고 애를 쓰고 있는 것이다.

그 애가 살아 있을 때 얼마나 행복했을까? (하고 아기 엄마는 생각했다) 그 애가 죽다니, 어쩌면 이런 슬픈 일이 있을까? 어째서 죽었을까? 내가 그렇게 기도드린 하느님께서 그런 무자비한 허가를 내릴 수 있을까? 어째서 또 하느님께서 그런 무참한 꼴을 보게 하신담? 그 애 속에 내 모든 생명이 있고 그 애 없이는 내가 살아갈 수 없다는 것을 하느님은 모르시나봐? 저 가엾은 귀여운 죄 없는 작은 것을 갑자기 빼앗아 가시고 어디론가 보내버리고 내 생활을 산산이 부수어 버리다니―⌟

그녀는 다시 보았다 .이번에는 높은 곳에 있는 문 속으로 들어가고 있었다. 그 작은 손을 저으면서 뒤 돌아 보곤 하면서 방싯방싯 웃는다.

아 귀여운 코스챠! 이렇게 귀여운 코스챠를 하느님은 빼앗아 가! 하느님은 이런 무지비한 분인데, 어째서 나는 기도 같은 걸 올렸을까?그때 갑자기 유모의 마트르으샤가 아주 이상한 말을 하기 시작했다. 그녀는 그것이 마트르으샤임을 알고 있었지만 동시에 천사 같이 느꼈다.( 천사라면 왜 잔등에 날개가 없을 까?) 하고 그녀는 생각했다. 천사 마트르으샤는 이렇게 말했다.

아주머님, 하느님 욕을 하셔도 아무 소용없어요. 하느님께서도 여러 사람이 하는 말을 모두 들어 주실 수는 없지 않아요? 사람들은 그들이 말하는 데로 하면 딴 사람들을 헤치게 하는 일을 항상 하느님께 비는 거예요. 찌금도 그렇지요. 전 러시아 사람들이 빌고 있어요. 대승정님도 신부님도 거리거리의 교회 사람들도 누구나 다 하느님께 빌고 있어요. 그렇지만 그래서 될까요? 그런 걸 빌어도 쓸 대 없으며 하느님도 결코 환영하지는 않으실 거예요.

정말 그렇구나. 볼테어도 같은 말을 했어. 누구나 알고 있고 또 말하는 말이지. 그렇지만 우리 경우는 달라요. 난 나쁜 일을 빌은 게 아니잖아. 나는 단지 우리 귀여운 아길 살려 달라고 빌었을 뿐인데, 어째서 하느님은 그 말을 들어 주지 않았을까?하고 아기엄마는 말하였다. 그리고 그 애가 토실토실 살찐 손으로 자기 목을 끓어 안던 일, 그래서 자기 몸에 그 애의 따뜻한 체온을 느끼던 일들을 회상하였다. 그리고 그 애가 죽지만 않았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고 다시 생각하는 것이었다.

그것과 이것과는 다르지요. 누가 무엇을 빌던지 하느님이 그 소원을 풀어 주실 수 없을 때가 있습니다. 이건 누구나 다 알고 있는 일이예요. 저도 알고 있거든요. 저도 그러한 경우를 겪었으니까요 ―⌟ 천사 마트루으샤는 그렇게 말하였다.

(아아니, ― ⌜마트 샤가 어쩌면 이렇게 구변이 좋아 졌을까?) 하고 아기 어머니는 생각했다.

그렇지만 하느님은 구원해 주시진 않았어요. 왜냐하면 모든 사람은 자기 스스로 노력하는 것이 필요하기 때문이지요. 노력에 의하여서만 좋은 결과가 오는 것이에요. 아주머니는 저 한태 검정 닭의 이야기를 들으라고 가르쳐 주셨죠? 그 이야긴 검정 닭이 자기 목숨을 살준 아이에게 선물로서 마술의 풀씨를 주었던 거예요. 풀씨가 호주머니에 들어 있을 동안은 아무런 공부를 하지 않아도 무엇이나 다 알 수 있기 때문에 아니는 그 풀씨를 믿고 그만 공부를 집어 치우고 말았어요. 하니까 지금까지 알고 있던 것도 모조리 어디론가 가버리고 말았다는 이야기였어요. 하느님도 인간에게서 악을 뽑아 버리실 수는 없습니다. 하느님께 그걸 빌어도 소용이 없어요. 우리들은 자기 손으로 악을 뽑아내고 마음을 깨끗이 씻지 않으면 안 돼요.(아니, , 어디서 이런 말을 배워가지고 왔을까?) 하고 생각하며 어머니는 생각하며 말했다.

그렇지만 마트르으샤넌 아직 내가 물어본 말에 대답하지 않았어.

잠간 기다리세요. 다 말씀 들이께

하고 마트르으샤는 말했다.

이런 일도 있었지요. 어떤 집안이 자기들의 죄도 아닌데 몰락해 버렸거든요. 그 집가족들은 모두 울었답니다. 그리고 여태껏 살아오던 훌륭한 방 대신 더러운 방구석에서 살며, 마실 c k도 없게 됐습니다. 그래서 하느님께 구워해 달라고 빌었지만 역시 하느님은 그 소원을 들어 주시지 않았어요. 왜냐하면 하느님은 그러는 게 그 사람들을 위해서 좋다고 생각하셨기 때문이죠. 그 사람들에게는 알 수 없는 일이었지만, 하느님은 만일 그 사람들이 부러운 것 없이 잘 살고 있었다면 형편없이 타락할 것을 알고 계셨기 때문이지요.

(그 말은 맞았어) 하고 아기 어머니는 생각하며 그녀는 또 다시 되풀이 말하였다.

그렇지만 나는 그런 걸 묻고 있는 게 아니야.

나는 어째서 무엇 때문에 하느님께서 우리 아기를 데려 가셨느냐 하냐 그 말이야?

그렇게 말하자 그녀는 다시 자기 앞에 죽은 코스챠가 살아 있어서 마치 종소리 같은 천진난만한 사랑스러운 웃음소리를 내는 것만 같았다.

어째서 내 손에서 뺏어 가셨느냐 말이야. 만약에 하느님이 그런 짓을 하신다면 하느님은 악인이야. 하느님 같은 건 필요 없어. 난 하느님이 어떤 것인지 알고 싶지도 않아!

그러자 어전 일이었을까? 마트르으샤는 아까의 마트르으샤가 아니었다. 전연 다른 이상한 알 수 없는 존재가 되어 버렸다. 그리고 그것이 입으로 말하는 말이 아니고 무슨 특별한 형식으로 그녀의 가슴에 쿵 울리어 왔다.

너는 불쌍한 아주 맹목적인 철없는 건방진 생물이다.그렇게 그 존재는 말하는 것이었다.

너는 일주일 전 코스챠갸가 긴 곱슬머리도 귀엽게 웃던 모습을 알고 있다. 그러나 그 애는 언제 까지나 그 모양으로 그대로 있었을까? 그 애가 엄마 아빠라고 말할 수 있고 사람 구별을 하게 된 것을 기뻐 한 때도 있었을 거다. 그보다도 그 애가 일어서서 아장 아장 귀여운 걸음걸이로 걷는 것을 보고 기뻐했을 때도, 또 그 이전에 기어 다닌 것을 보고 온 집안이 기뻐하였을 때도 또 그 이전에 젖꼭지를 이가 없는 잇몸에 물고 빠는 것을 보고 기뻐 하였을 때가 있었을 거다. 그리고 더욱 이전에 아직도 너의 뱃속에서 꿈틀거리면서 노는 것을 알고 기뻐한 때도 있었을 것이다. 또 그 이전에 그 애가 어디 있는지 모르는 몇 해 동안이 있었을 것이다. 그런데도 너희들은 누구나 잦기들이 머물러 있으니까 자기들이 사랑하는 사람들 역시 항상 지금대로의 모양을 하고 있지 않으면 안 된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너희는 단 일분간도 한 곳에 머물러 있는 것이 아니다. 항상 쉴 새 없이 강물처럼 흐르며 굴러 떨어지는 돌처럼 밀려 나가고 있는 것이다. 죽음은 늦건 빠르건 너희들 누구 나를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그 애가 무에서 생겨나 그 모양이 됐다고 한다면, 죽은 때 역시 일분간도 그런 모양으로 있을 수가 없다는 것을 알지 못하고 있다. 무에서 유아(乳兒)가 생기고 유아에서 어린아이, 소학교 시대, ㄹㅁ은이 , 청년, 장년, 노인의 순서로 자라남을 깨달지 못하는 것이다. 만약 그 애가 살아 있다면 어떠한 모양으로 되어갈 것인가를 너는 모른다. 그러나 나는 알고 있다.

그러자 이 또 무슨 조화일까? 그녀는 어떤 휘항하게 전등이 밝은 요릿집의(언젠가 그의 나면이 그녀를 이러한 요릿집에 데리고 간일이 있었다) 식사가 끝난 탁자 앞에, 뚱뚱하니 살찐 주름살이 잡힌 수염이 꼿꼿하게 위로 치켜세운 지저분한 노신사를 보았다.

그는 푹신푹신한 의자에 깊숙하니 몸을 묻고 술 취한 눈으로 짙은 화장을 한 음탕스러운 여자들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리고 술 취한 어조로 자주 추잡한 농을 되풀이하며 큰 소리를 지르고 있었다.

이게 그 애라구? 우리 코스챠라구? 그건 거짓말이야!그녀는 몸서리를 쳤다. 이 노인을 보고 있노라니까, 그 눈이나 입가에 코스챠와 꼭 같은 데가 있는 것이 무서워 졌다. 모두 모두 꿈이었으면 하고 그녀는 생각하였다. 진짜 코스챠는 이런 늙은이가 아니다. 그녀는 목욕통에 들어가 물장난을 치던 발가숭이 코스챠를 상상했다. 그 통통한 사랑스러운 코스챠는 귀엽게 웃고 재롱을 피웠지 않아 그녀는 눈에 선할 뿐만 아니라, 마음에 느꼈다.

그렇다 이것이 코스챠다. 저런 영감님하고는 전여 다르지!하고 그녀는 혼잣말을 하였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그녀는 눈을 떴다. 그리하여 다시 무서운 현실로 돌아온 것이다. 이 현실에서는 눈을 뜬다는 일이 없는 것이다.

그녀는 아기 방으로 갔다. 유모는 벌써 코스챠의 몸을 씻고 모든 준비를 마치고 있었다. 높은 야윈 코, 그리고 작은 콧구멍, 이마에 빗어 붙인 머리털 코스챠는 약간 높은 곳에 누워 있었다. 그 주위에는 촛불이 켜져 있고 베개맡 작은 탁자위에는 장미와 히야신쓰가 놓여 있었다. 유모는 선량한 낮에 울음을 운 뒤라 퉁퉁 부은 눈을 붉히고 있었다.

(나한테는 울지 말라고 하면서 저는 울고 있어 ) 하고 그녀는 생각하며 시선을 죽은 아기 위에 옮겼다. 첫눈에 죽은 아기의 귀여운 얼굴과 꿈에선 본 늙은이의 얼굴이 하나로 겹쳐져서 자기도 모르게 그녀는 비슬거렸다. 그러나 그녀는 그런 상념을 뿌리치고 +자를 그은 다음 따뜻한 입술을 차가운 이마에 가져갔다가 차가운 손에 입을 맞추었다.

문득 히야씬쓰의 향기를 맡자 인제는 코스챠가 없다는 것, 이 후에도 절대로 다시 살아나지 못한다는 것을 깨닫게 했다. 그러자 슬픔이 치밀어 목이 메었다. 그녀는 다시 한 번 코스챠의 이마에 입을 맞추고 새로운 눈물을 흘렸다.

그리고는 울었다.

울지 마세요, 마님

유모는 말하였다. 그리고 작은 송장 옆으로 와서 코스챠의 백랍 같이 휜 이마에 남아 있는 그녀의 눈물을 씻어 주었다.

마님이 우시면 죽은 아기가 오히려 괴로워하실 것입니다. 코스챠는 이제 참 편안하게 되었어요. 죄 없는 천사가 된 것이에요. 그렇지만 만약 살아 있었다면 어떠한 인간이 되었을지 아무도 아는 이는 없잖아요?

그렇지만 난 슬퍼요. 아무래도 슬퍼!하고 그녀는 흐느꼈다. < 래프 톨스토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