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모습
아침이슬 헤치며
논두렁의 풀을 벨 때
동녘하늘에 붉게 웃으며 찾아온 그가
내 모습이라 큰소리로 말하고 싶지만
농군 앞서 걸어가는 한 마리 황소가
바로 내 모습입니다
바람 부는 들판 흙 내음 속에서
채찍 맞아가며 쌩 땅을 갈아엎고
보리 콩 옥수수 고구마에 파랑까지 심어
그 밭에서 은유의 눈짓과 손짓을 찾아
쉼 없이 되새김질하며
노을에 물들어 가는
푸른 들녘의 한 마리 황소가
바로 내 모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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