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月 / 박흥순
강변에서
웃음을 터트리려는 버드나무 눈망울들을 보았다.
얼어붙은 강물의 긴 신음소리 들으며
온몸을 후려갈기던 칼바람 맞으며
눈보라에 눈을 들지 못하며
그, 긴 긴 겨울을 보내고
부챗살처럼 펼쳐진 햇살을 받으며
기쁨의 울음을 터트리려는
연두 빛 눈망울
눈망울들
저, 터지려는 눈망울들 바라보며
아직도 끝나지 않은
나의 긴 겨울을 생각해보며
버드나무 우듬지를 향해 눈길을 돌린다.
거기, 휘청 이는 버드나무가지에 앉아
봄 햇살을 쪼아보던 한 마리 새가
푸른 하늘 저편으로 날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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