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석강엘레지
산더미 같은
저, 시루떡
저 시루떡 한 판이면
내, 고픈 배
석삼년은
이웃들과 함께 불룩한 세상으로 살 텐데
시루떡 모서리마다
부서져 내리는
저 따끈따끈한 떡 부스러기들 좀 봐
거품 물고 달려드는
파도들의 고픈 한입거리가 되어주잖아
철석! 철썩!
들려오는 저 소리는
시루떡 슬쩍 해먹다
매 맞는
이웃들의 엉덩짝 맞는 소리가 아닌가
나도, 시루떡 한 조각 움켜쥐고
후박나무 숲속으로 후다닥 달아나고 싶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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