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가을 억새꽃
나는
푸르름을 잊은지 오래 입니다
그래도 젊음이 있을 때는
바람 따위는 무섭지 않았습니다
그가 부는대로
흔들리며 서로 서로 어깨동무 하고
제 자리 지킬 수 있었으니까요
그렇지만 이제는
세차게 불어오는 바람이 무섭기만 합니다
실날 같이 갈라져 구부러진 내 몸이
한가닥 두가닥 바람에 뽑혀 가니까요
그렇지만 있는 힘을 다하여
마지막 생을 보내고 있습니다
뜨겁게 작열하는 늦가을 햇빛에
하얗게 빛나는 내 몸을 번쩍이기 위해
마지막 부는 바람까지
몸으로 받아 드리렵니다.
2007.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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