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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매기6

자산어보 홍어편 느그들 아냐 입맛 다시며 환장하게 좋아하는 나의 출생지가 어디 콧구멍에 붙었는지 파도가 말이여 시퍼렇게 흰 거품을 물고 늘어지는 곳 그랑께, 갈매기가 똥을 싸갈겨도 파도가 금시 꿀꺽해 불고 눈 깜빡 해 부리는 그런 곳이여 긍께, 나는 그 바다 속에선 완전 무용수 였제, 내가 너울너울 춤을 추기시작하면 상쾡이도 한목 거들다 챙피하다고 내빼부럿당께 거시기, 거기가 어디냐문 정약전선상이 자산어보를 긁었다는 곳시제 근데 말이여, 나는 지금 두엄 속에서 숙성의 도를 당신에게 맛 봬줄라고 벌러덩 누워 있어라우 코가 쏴한 코빼기 한 점 아자씨 입속에서 꿀꺽 넘어가게 해 줄 것 잉께 막걸리 한대빡 옆에 놔두고 째끔만 기다려보쑈잉 2021. 1. 30.
갯뻘낙지 잡는 방법 갯뻘낙지 잡는 방법 낙지 숨구멍을 찾는 게야, 꼭 화산분화구 닮았어, 갯뻘 속에서 낙지가 파도를 뱉어낸 흔적인 게야, 바로 분화구로 뛰어들면 낙지잡이는 끝장나고 말아, 두발로 천천히 주위를 밟아가며 낙지가 다니던 길목을 차단하는 게야, 그리고 손가락에 힘을 주어 갯뻘을 파내기 시작하지, 천천히 갯뻘을 파가다보면 물이 고여 있는 곳이 나와, 그게 낙지가 쉬던 낙지네 집 거실인 게야, 거기서 낙지는 칠게 잡는 방법을 연구하지, 물론 나처럼 세끼 키우는 것도 고민했을 게야, 참, 이야기가 헛나갔어, 그 거실까지 골목을 더듬는 동안 낙지는 골목 깊숙이 숨어버린 게야, 실망할 필요는 없어, 이젠, 거실 넓이만큼 갯뻘을 떠가지고 입구를 ‘꽉’ 막아버리는 게야, 그때 갈매기소리까지 함께 넣어주면 더욱 좋겠지, 낙지는.. 2021. 1. 10.
7월의 발걸음 원주에 있는 출렁다리를 오른 시간은 한 낮의 열기가 춤을 추는 시간이었다. 수많은 계단을 오르면서 가쁜 숨을 몰아쉬며 그냥 내려갈까 하는 생각을 수없이 반복하며 올랐다. 그런데 사진 속 할머니들은, 가파른 그 계단과 길들을 잘도 오르고 있었다. 부러운 생각과 그렇게 건강하심에 .. 2018. 7. 31.
멀게도 깊게도 아닌 / 프로스트 멀고도 깊게도 아닌 - 프로스트 - 사람들은 백사장에 앉아 모두 한 곳을 바라본다. 육지에 등을 돌리고 그들은 온종일 바다라를 바라본다. 선체를 줄곧 세우고 배 한 척이 지나간다. 물 먹은 모래땅이 유리처럼 서 있는 갈매기를 되비친다. 육지는 보다 변화가 많으리라. 허지만 진실이 어.. 2018. 7. 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