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수설화(洪水說話)
옛날 이 세상에는 큰물이 져서 세계는 전부 바다로 변하고 한 사람의 생존자도 없게 되었다. 그 때에 어떤 남매 두 사람이 겨우 살게 되어 백두산같이 높은 산의 상상봉에 표착하였다. 물이 다 걷힌 뒤에 남매는 세상에 나와 보았으나 인적이라고는 구경할 수도 없었다. 만일 그대로 있다가는 사람의 씨가 끊어질 수밖에 없으나 그렇다고 남매간에 혼인을 할 수도 없는 일이었다.얼마 동안을 생각하다 못하여 남매가 각각 마주 서있는 두 봉우리에 올라가서 계집아이는 암망(구멍 뚫어진 편의 맷돌)을 굴려 내리고 사나이는 수망을 굴려 내렸다. 그리고 그들은 각각 하느님에게 기도하였다. 암망과 수망은 이상하게도 산골 밑에서 마치 사람이 일부러 포개 놓은 것같이 합하였다. 남매는 여기서 하느님의 의사를 짐작하고 결혼하기로 결심하였다. 사람의 씨는 이 남매의 결혼으로 인하여 계속하게 되었다. 지금 많은 인류의 조선(祖先)은 실로 옛날의 그 남매라고 한다.
전세계적으로 퍼져있는 이 이야기는 인류의 시조, 천지개벽에 관한 이야기이다. 우리 나라의 경우 중국과 불경의 영향을 받은 것이며, 서양의 경우 구약에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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