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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한 자료

[스크랩] 꽃살문이 아름다운 마니산 정수사

by 바닷가소나무 2006. 2. 11.

강화도를 한반도의 중심부라고 합니다. 강화도에는 한반도에서 지기가 가장 센 곳이라는 마니산(摩尼山)이 있으며 단군왕검이 하늘에 제사를 지내던 참성단(塹城壇)이 있습니다. 마니산은 ‘우두머리산’이라는 뜻으로 마리산(摩利山) 또는 두악(頭岳)이라고도 불렀습니다. 그 마니산 동쪽기슭에 정수사가 있습니다. 마니산에 오른 김에 정수사를 둘러보았습니다.

 

 

<정수사 입구>

 

 

정수사는 법당이 둘, 요사채가 하나인 작은 절입니다만 그 역사만큼은 만만치 않습니다.

정수사는 신라 선덕여왕 8년(639년) 회정선사(懷正禪師)가 창건하여 정수사(淨修寺)라 했던 것을 조선 세종 8년(1426년) 함허대사(涵虛大師)가 수축할 당시 사찰 동편에서 맑은 물이 나와 정수사(淨水寺)로 고쳤다 합니다.

 

 

 

<정수사 대웅보전>

 

 

정수사의 대웅보전(보물 제161호)은 조선 초기의 주심포식 건물로 정면 3칸, 측면 4칸의 단층 맞배지붕 건물입니다. 하지만 정면 툇마루 부분은 후대에 붙여 건축한 것으로 원래는 정면 3칸, 측면 3칸의 집이었습니다.  이렇게 한칸을 덧붙인 이유는 좁은 건물에서 많은 인원이 예불을 드려야 하였기 때문에 공간을 넓히기 위한것으로 추측됩니다. 그 때문에 지붕 용마루가 뒤쪽에 치우쳐 있어 측면 풍판의 모양이 이상합니다.  이 툇마루가 후대에 덧붙여졌다고 해도 그리 만만한 나이는 아닙니다. 작년에 끝난 8중창 공사 때 목재의 벌채연도를 측정해본 결과 툇간을 내단 것이 1524년으로 추정된답니다.  

 

 

기둥과 기둥 사이에 있기에 툇마루가 맞습니다.

 

 

대웅보전은 1957년 보수공사를 하였을 때 1689년(숙종 5) 당시의 상량문이 발견되어 법당이 1423년(세종 5)에 중창된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이 건물 초기 양식은 후면 공포부분에 나타나 있습니다. 조선초기에 속하는 주심포집의 수법을 잘 따르고 있으나 출목을 1출목으로 처리하여 긴 첨차를 받치고 있는 점이 특징입니다.  건물의 측면에는 고주 2개를 세워져 있고 건물의 앞뒤 기둥에 걸치고 있는 대들보는 그 양끝이 그대로 길게 외부의 출목까지 뻗쳐나와 공포와 함께 짜여져 그 일부를 구성하고 있습니다.

 

특이한 구성으로 날렵한 모양이기보다는 무거운 느낌과 중후한 느낌을 줍니다.

 

 

하지만 제가 정수사에서 가장 눈을 떼지 못했던 것은 특이한 툇마루나 맛배지붕이나 공포가 아니였습니다. 바로 정수사의 법당문, 즉 꽃살분합문이였습니다.

 

 

<꽃살분합문>

 

 

문 자체는 사분합문입니다. 하지만 양식은 일반적인 꽃살문 형태와 많이 다릅니다. 두께 45㎜의 널판에 꽃을 조각하여 문울거미에 끼워넣은 것인데 문을거미는 액자를 만들 때 처럼 문 틀을 만들게 되는데 이런 틀을 문울거미라고 합니다. 이렇게 큰 나무판 하나를 이용해 만드는 양식을 통판투조방식이라 한답니다. 그림이 아니라 조각이라 입체감이 생생하고 불교적 장엄함과 어울려 신성스러운 느낌마저 듭니다.

 

 

 

연꽃은 불교의 상징이라고 불 수 있습니다. 수련과 연꽃의 차이점은 바로 물밖으로 나온 꽃대의 유무로 판단합니다. 연봉이 있으니 연꽃이 확실합니다.

 

 

문살 자체에 무늬를 새긴 꽃살문이나 살교차점에 꽃을 붙인 꽃살문은 연속무늬 형태를 갖게 됩니다. 그러나 통판에 조각한 정수사 꽃살문은 꽃 그림을 보는 듯한 개성이 넘칩니다. 가운데 두 짝은 연꽃, 연봉, 연잎과 줄기를 새겼고 좌우 두 짝에는 목단 꽃, 봉오리, 잎과 줄기를 널판 가득하게 조각해놓았습니다.

 

 

 

어디서 많이 보시지 않았나요?  하하.. 제 블러그 왼쪽 상단을 보아주세요 ^^

 

 

이러한 꽃병과 꽃은 문에만 있는것이 아닙니다. 법당안에 들어서면 4 천장모서리에 꽃병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법당내 꽃병그림> 사진: 네이버 블러그 엘토포

 

 

4모서리 전부가 꽃살문 처럼 서로 다른 모양의 꽃병으로 그려져 있고 마치 꽃병에서 출발한 꽃과 물이 온 법당안을 감싸고 있는 느낌입니다. 사진: 네이버 블러그 엘토포

 

 

<대웅보전 앞 바위>  바위에 새긴 이름과 소원을 빌면서 붙여놓은 동전들이 있다.

 

 

언제나 사찰에 오면 사찰 건축물의 그 자체가 보여주는 아름다움에 흠뻑 빠져듭니다. 또 탑이나 부도, 사물(종,법고,목어,운판)을 보면서 불교가 전해주는 아름다운 마음에 제 자신마저 왠지 깨끗해지는 느낌입니다.

 

하지만 정수사는 그런 감동에 한가지를 더하는 아름다운 꽃살문이 있습니다.  정성을 다해 꼼꼼하게 꽃살문을 조각했던 이름모를 공예장이나 그 문을 보면서 부처님의 자비와 화엄을 몸으로 느꼈을 많은 사람들.. 

 

그 사람들이 바랬던 소원과 희망이 이 삭막한 인토(人土)의 세상을 살아나가는데 힘이되는 한줄기 -저 약해보이지만 영원히 시들지 않을 연꽃과 모란꽃들처럼- 등대불빛이 되었길 바라며... 

 

 

 

2006. 2 . 10

 

 

 

금강안金剛眼


 
출처 : 블로그 > 우회전금지 | 글쓴이 : 금강안金剛眼 [원문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