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어젯밤 이팝나무 아래서 너를 만났다(다음역은서빙고역입니다)그리고 둘이서 그 길을 걷고 또 걸어 물비늘 반짝이며 흐르는 강 언덕에 다다랐다, 그곳에서 바람과 구름 새들의 이야기를 푸르게 전해주던(젊은애기엄마가안고있는아이가울기시작한다)수양버드나무 아래서 서로에 눈을 바라보며 마주앉았지 그리고 너와 나는 은빛강물이 전해주는, 저 깊은 산골짜기의 이야기들을(다음역은왕십리역입니다) 전해들었다, 노을에 물들어가는 먼 하늘도 함께 보았지. 그 하늘에서는 어둠이 날개를 퍼덕이는 것도 보았다, 노을이 붉던(마스크를쓴여자행상이손전등을판다 )그 자리에서는별무리들의 한판 잔치가 시작 되었지. 그렇게도 보고 싶어 했던 별들의 잔치 너와 나는 아침이슬처럼 반짝이며(노인이쿨럭콜럭하자옆자리사람들이자리를피한다)그 황홀한 잔치를 함께했다 지금까지 별들이 반짝이는 밤을 생각하며 걸어 왔었는데, 어젯밤 꿈속에서 너를 만났고,(차창너머초록잎들이흔들리며스쳐지나간다) 그리고 별들의 환한 이야기들이 있는 잔치까지 함께했으니... 지금은 출근 전철을 타고가면서 생각하는 어젯밤 꿈속의 너와나 만남이 또 다른(이번역은회기역입니다)세상으로 가는 시작이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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