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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다리꽃

산두, 그 고샅길

by 바닷가소나무 2020. 9. 11.

고샅길하면 성문이네 집 굴뚝에서 저녁연기가 스몰스몰 오를 것 만 같은

그리고 고샅길하면 금방이라도 성두네집 누렁이가 꼬리를

스르렁스르렁 흔들며 달려 나올 것만 같은

 

그때 고샅길은

망아지처럼 뛰어다니다 태일네 돛단배에서 감자서리를 하던

귀뚜라미 신바람나게 기타를 켜는 달밤이면

, 흐드러진 달빛아래 청무우 사각사각 깎아먹던

킥킥 거리던

 

송희네집 흙담 너머

그 아이 얼굴 닮은 단감을 따먹자고

도둑고양이처럼 흙담을 기어오르다

마당으로 떨어져,

달빛을 걷어차며 달아나던 발자국 소리로 출렁이던

 

고샅길은 눈 내리면 친구들이 몰려나와

자박자박 코스모스 꽃 수놓던 꿈길

아니, 낄낄대며 호호 불며

눈꽃으로 피어나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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