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볕의 이맘때가 되면
죽교동 언덕배기
버섯 닮은 집
그 문간방 생각이 난다.
삼십대 엄마는
양은그릇장사 집을 떠나
이 섬에서 저 섬으로
외로운 섬이 되어 떠돌고,
머리에 산더미 같은 양은그릇을 이고,
땀 흐르는 등짝에는 삼남매 눈빛이 흐르고,
당신의 아픔을 이고지고 돌 때……
옥수수죽 먹기 싫다고
울며 보채며
엄마 찾는 누이들 달래는
나는 까까머리
땡볕은 탱탱해 터질듯 하기만한데
개구락지참외
무화가 몇 개
시콤세콤 물외국 앞에 두고
엄마 바라보며
파란 웃음 방안 가득 쏟아내던
죽교동 언덕배기 그때 생각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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