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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다리꽃

장다리꽃

by 바닷가소나무 2020. 9. 11.

불볕의 이맘때가 되면

죽교동 언덕배기

버섯 닮은 집

그 문간방 생각이 난다.

삼십대 엄마는

양은그릇장사 집을 떠나

이 섬에서 저 섬으로

외로운 섬이 되어 떠돌고,

머리에 산더미 같은 양은그릇을 이고,

땀 흐르는 등짝에는 삼남매 눈빛이 흐르고,

당신의 아픔을 이고지고 돌 때……

 

옥수수죽 먹기 싫다고

울며 보채며

엄마 찾는 누이들 달래는

나는 까까머리

 

땡볕은 탱탱해 터질듯 하기만한데

개구락지참외

무화가 몇 개

시콤세콤 물외국 앞에 두고

엄마 바라보며

파란 웃음 방안 가득 쏟아내던

죽교동 언덕배기 그때 생각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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