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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의 한편의 詩

누구든 떠날 때는 / 바흐만

by 바닷가소나무 2018. 3. 24.

누구든 떠날 때는


                      - 바흐만 -


누구든 떠날 때는

한여름에 모아 둔 조개껍

가득 담긴 모자를

바다에 던지고

머리카락 날리며 멀리 떠나야 한다.

사랑을 위하여 남긴 식탁을

바다에 뒤엎고

잔에 남은 포두주를

바다 속에  따르고

빵은 물고기들에게 주어야 한다.

피 한 방울 뿌려서 바닷물에 섞고

나이프를 고이 물결에 뛰우고

신발을 물속에 가라앉혀야 한다.

심장과 달과 그리고

머리카락 날리며 멀리 떠나야 한다.

그러나 언제 다시 돌아올 것을,

언제 다시 오는가?

묻지는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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