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톨스토이 · 인생독본

톨스토이-인생독본/ 6월 9일

by 바닷가소나무 2015. 7. 13.

69

 

이 세상에 현존하는 제도는 완전하지가 못하다.

 

1

우리는 자의 (恣意)로 도덕적 및 생리적으로 인간이 본성에 배반된 생활을 세우고 있는 것이다. 또한 있는 모든 지혜를 다하여 이것이야 말로 진정한 삶이다 하는 것을 사람들이 믿게끔 하기에 노력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들이 문화라고 이름 짓는 모든 것우리들의 과학도 예술도 우리들의 생활 향상을 위한 여러 설비도 모두가 인간의 도덕적 요구를 속이기 위한 속임수이다. 그리고 우리들이 위생학이라 부르고, 생리학이라 부르는 모든 것은 인간의 생리적 요구를 속이기 위한 속임수다.

 

2

인육시대에 있어선 강자가 약자의 살을 거리낌 없이 베어 먹었다. 그러나 현대에 이르러 사람들은 많은 법률을 만들고 과학이 놀라운 발전을 하였음에도 불구하고 강한 자 그리고 무자비한 자가, 약한 자 불행한 자, 또는 어리석은 자를 착취하고 있다.

그들은 그 살을 먹고 피를 마시는 일은 하지 않는다 할지라도 약한 자로부터 빼앗아 생활하는 것인 다름이 없다.

문명제국에 있어서의 고민, 그 불안과 눈물 절망과 슬퍼해야할 현실, 굶주림, 죄악, 타락과 수치를 볼 때, 그대는 아무리 피하려 하여도 다음과 같은 결론에 도달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인육시대>가 오늘날 보다 더욱 잔인했다 고는 의심스러운 일이라고<류시 마로리>

 

3

우리들은 사회생활에 있어서 다음과 같은 이상을 목표로 나아가야만 할 것이 아닐까?

즉 사회가 진보하면 할수록, 그에 비례하여 선한 사람을 위협함이 없으며, 예속시킴이 없는 상태를 이상으로 하여 나아감이 좋지 않을까. < 라스킨>

 

4

어른이 아이들에게 지배되고 성인이 광인(狂人)에게 지배된다면 자연 법칙에 어긋나는 일이다.

그와 같이 다른 사람들이 배불리 있는데 여러 사람들이 굶주리며 생활에 꼭 필요한 것 까지도 갖지 못한다는 사실은 역시 자연 법칙에 어긋나는 일이다. < 루 소 >

 

5

현대의 모드,자선제도, 형법, 그리고 우리들이 죄악을 미연에 방지하며 소멸시키기 위해서 애써 만든 여러 가지 제안이나 금지는, 그 가장 정당하게 이용되는 경우일지라도 다음과 같은 어리석은 자의 생각과 같은 점이 있지 않을 까?

즉 당나귀에게 달린 광주리 속에다 짐을 잔뜩 담은 다음, 그 불행한 동물을 무거운 짐에서 구해주기 위해서 다른 한편에다가 또 하나 광주리를 달고 같은 무게의 돌을 실었다고 하는 바보의 생각과 같은 <헨리 죠오지>

 

6

사람들은 보통 다음과 같이 믿고 있다. 즉 일 개인이 실제적으로 어떤 큰일을 시작한다 하드라도 그것은 현대의 관대한 공장제도나 생산능력이나 무역이나 그러한 것들을 변화시키거나 혹은 중지시킬만한 큰 영향은 도저히 나타낼 수 없다고.

그리하여 나는 이 세상의 여러 사람 귀속으로 들어갔다가 그냥 다시 나와 버리고 아무런 일상도 남기지 않는 현명한 말들을 많이 들으며 생각하는 것이다.

그리고 누를 수 없는 희망을 갖는 것이다. 즉 자기의 여생을 잠자코 좋은 일이라 생각되는 일을 하는데 바치고, 그 일에 대해서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그저 묵묵히 일만 하겠다는 그런 말이다. < 라스킨>

 

*

현존의 법칙에 의하여 자기의 행위를 시인할 수는 없다. 현존의 법칙은 영구불변의 것은 아니다.

그것은 항상 변화하고 있는 것이다. 불완전에서 완전으로 옮겨 가는 것이다. 그리도 그 옮김은, 현존의 제도에 대한 우리들의 불만과 반대에 의해서만 완성될 수 있는 것이다.

 

 

이런 일이 용서될 수 있을까?

들 한복판에 주물공장이 있다. 그 큰 굴뚝은 끊임없이 연기를 내뿜고 쇳덩어리가 녹은 용광로는 시끄러운 소리를 내고 있다. 공장으로 철로가 깔리러 있었고, 이 공장안이나 그 갱내에서는 많은 노동자들이 개미떼와 같이 잉하고 있었다. 지하 일백척이나 되는, 어둡고 좁은 숨 가쁜 그리고도 질벅질벅한그 위에 언제 생명을 빼앗을지도 모르는 갱동에서, 그 사람들은 아침부터 밤까지, 그리고 또 밤부터 아침까지 광석을 캐고 있었다.

이 사람들은 일 년 동안 하루에 열 두 시간 내지 열 네 시간 정도까지 일하고 있었다.

한편 공장에서 어떤가하면 어떤 자는 타서 죽을 것 같은 뜨거운 용광로 곁에서, 다른 자는 물같이 질벅하게 녹은 광석이나, 돌 부스러기의 유출 장에서 일하고 있었다.

그러나 이들도 일요일이 되면 월급을 받게 된다. 그러면 이러한 사람들은 몸을 씻고, 또는 씻지 않은 채, 공장 근처 술집에서 술을 마시고 밤을 새웠다.

이 공장 근처에서는 소작인들이 피로해 보이는 말을 채찍질해 가면서 밭을 갈고 있었다. 소작인들은 아침에 일찍 일어나 밭을 갈고 있었다. 소작인 들은 아침에 일찍 일어난다. 때론 집안에서 잘 수도 없는 날이 있다. 논둑에서 하루 밤을 새우는 것이다. 왜냐하면 거기서 자지 않으면 말에게 먹을 것을 줄 곳이 없기 때문이다, 새벽 아직도 어둠 컴컴한 때 일어나서 말을 준비하고 씨앗을 들고 밭에 일하러 나가는 것이다.

또 다른 백성들은 공장에서 멀지 않은 곳에서 돌 깨기를 하고 있었다. 얇은 방석을 깔고 앉아 돌을 깨고 있었다. 이 사람들의 발은 터지고, 손은 부릅뜨고, 온 몸에 흙 투서이었다. 얼굴과 머리털뿐만 아니라 온 몸이 돌가루로 더럽혀져 있었다. 큰 돌은 누더기 같은 신을 신은 양쪽 발로 끽고서 무거운 망치로 쪼개었다. 돌이 쪼개지면 그 한쪽을 떼고 더욱 적어 질 때 까지 쪼개는 것이었다. 이렇게 해서 이 사람들은 아침 일찍부터 밤중까지, 하루에 열다섯 시간을 일 하였다. 노는 때라고는 점심이 끝난 다음의 두 시간 정도였다. 또한 아침과 점심의 두 번은 빵과 물을 먹고서 힘을 내는 것이었다.

이렇게 해서 갱내나, 공장안에 있는 사람들이나, 소작인이나 돌 깨는 사람들은 젊었을 때부터 나이 많아 일을 못할 때 까지 일을 계속한다. 이 사람들의 아내와 어머니는 격심한 노동으로 부인병에 걸리어 고통을 당하고 있었다. 그래서 이 사람들의 아버지와 아들들은, 영양부족과 의복의 결핍으로 무척이나 몸을 상케 하고 있었다. 그래도 그들은 아침부터 저녁까지 일하지 않으면 안된다. 이들의 모든 사람들은 이러한 상태가 젊었을 때부터 나이 많아질 때까지 계속 되는 것이다.

이 공장의 근처를 그리고 소작인과 돌 깨는 사람들의 근처를, 조그마한 방울을 단 사주마차가 달려간다. 이 마차의 가장 나쁜 말 한 마리만 해도 그것에 눈을 팔고 있는 일꾼들의 가지고 있는 재산의 전부 보다도 값 비싼 것이었다. 마차에는 두 여자가 타고 있었다. 번쩍이는 양장과 리봉 그리고 깃털로 만든 모자, 그 어떤 한 가지 것도 소작인들이 사용하고 있는 말 한 마리의 값보다도 비싼 것이었다. 앞자리에는 견장과 단추를 햇볕에 번쩍이는 사관이 타고 있었다. 그 사람은 찬란한 여름 제복을 입고 있었다. 마부 석에는 청색의 명주소매가 붙은 의복에 비로드의 바지를 입은 마부가 타고 있었다. 마부는 술에 취한 것 같았다. 그는 더러운 셔쓰를 입고, 보고 있던 백성을 위험하게도 구렁에 처넣듯 건방지다.

이것이 안 보이느냐!하며 마부는 가까스로 옆으로 피한 백성을 향하여 소리를 지르면서 말채찍을 흔들어 보인다. 백성은 놀라며 한 손으로 공손히 모자를 벗는다.

사두마차 뒤에는 리겔을 번쩍거리면서 자전차를 탄 한 분의 아가씨와 두 분의 신사가 고요히 바퀴를 굴리고 있다.

또 한분의 신사와 한 분의 귀부인이 영국 말에 타고 뛰어간다. 말 값은 잘 몰라도 귀부인의 밤색 모자는 돌 깨는 사람들의 두 달 치 임금에 산당 할 정도였다. 그래서 자기들의 빈한한 일에 단념한 것 같이 묵묵히 살고 있는 사람들은 길을 피하면서 말 위의 사람이나 말의 우아한 모양과 그 뒤의 값비싼 목걸이를 달고 긴 혀를 빼내면서 따라가는 외국산의 살찌고, 큰 개에 눈을 팔며 서 있는 것이다.

그리고 또 기마의 신사와 귀부인과 조금 떨어진 뒤에서 짐수레에탄 사람들이 간다. 그 중에 한 사람은 흰 옷을 입고 꼭두머리에 진한 화장을 한 여자이었다. 그중의 한 사람은 담배를 입에 물고 머리를 깨끗이 깎아서 가른 기름 바른 신사였다. 남자는 때때로 그 여인 쪽을 돌아보며 무어라고 말하고 있었다. 마차 위에는 사모왈과 아이스크림 통 기타의 기구가 실려 있었다. 이 짐수레 위의 남자와 여자는 마차와 말과 자전차에 타고 가는 사람들의 심부름꾼이다.

이 사람들에 있어서 이 날이 결코 이상한 것은 아니었다. 이 사람들은 여름 내내 매일 이러한 산보를 하면서 살고 잇는 것이었다. 언제 이와 같이 하며 차나 과자를 들고 다니면서 맛나게 먹고 마시면서 새로운곳을 찾아 돌아다니고 있는 것이었다.

이 사람들은 시골의 별장에 와 잇는 세 세대의 가족이었다. 그 중 한사람은 이천 두락의 토지를 소유하고 있는 대지주 이였으며, 다른 한 사람은 삼천루불의 봉급을 받고 있는 관리이다. 그리고 나머지 한 사람은 많은 돈을 가지고 있는 공장 주인이다.

이 사람들은 자기들의 부근에 있는 몹시 빈곤한 사람들과 노무자들을 보고도 조금도 놀라지 않는다. 감동도 받지 않는다. 그들은 그것이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세상이 이와 같이 전혀 다른 것이다.

, 불쌍하네요.하고 말에 타고 있던 귀부인은 뒤에서 쫒아오는 개를 보면서 말하였다.

차마보고 있을 수가 없네요.

그렇게 말 하고 귀부인은 마차를 세우게 하였다. 그들은 불란서 말로 이야기 하면서 웃었다. 그리고 개를 마차에 태웠다. 그리고는 또 돌 깨는 사람들과 행인들에게 먼지를 날리면서 앞으로 달아나는 것이었다.

이와 같이 하여 마차와, 말과, 자전차의 사람들은 마치 다른 세상에서 온 사람들같이 거들거리고 있었다. 그리고 공장의 노동자나 돌 깨는 사람들이나 백성들은 죽을 때까지 끝없이 고달픈 노역을 매일 되풀이하고 있었다.

저런 사람들도 이 세상에는 살고 있는 거다라고 이 사람들은 말과 마차와 말과, 그리고 자전차의 사람들을 전송하면서 생각한다. 그렇게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그들의 생활이 한층 더 고달픈 것으로 생각 되어지는 것이다. 이와 같은 일이 정말 용서 될 수 있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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