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네킹 / 신미균
그래, 나는 간도 쓸개도 없다
네 마음에 들게 네 맘대로
팔 비틀어 뽑고
다리 꺾어도
끽, 소리도 내지 못한다
느닷없이 목 잘라
얼굴이 없어져도
상체와 하체를 서로 다른 방향으로 돌려
떼어낸 다음
따로따로 들고 다녀도
눈도 깜짝하지 못한다
간도 쓸개도 없으니
그래, 속 썩을 일 없어
좋다
신미균 제3시집《웃기는 짬뽕》중에서
신미균 nmnmn33@hanmail.net / 1996년 《현대시》로 등단. 시집으로 《맨홀과 토마토케첩》 《웃는 나무》가 있다. 이번 시집에는 〈까치〉 등 67편의 시를 수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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