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닷속 고비사막 / 양해열
굵은 모래알 같은 사료를 흩뿌리자 선홍빛 참돔 떼가 주둥일 뒤섞는다
신새벽 팥죽 끓이듯 가두리는 뜨겁고
발밑에 해가 떠요, 몽골 댁 부산떨면 거문도(巨文島) 큰 문장은 갑골문 받아쓰다
황사를 입에 물고 온 바람결에 숨는데
동여맨 실크로드 가난한 허리띠 풀고 코리아 멀미길 따라 시집오던 그 날에
쾌속선 유리창 밖에서 처음 만난 이 바다
밤하늘 큰 별 같은 물고기가 사는 곳, 부표가 출렁일 때마다 사막을 토했지만
스러질 파도 잔등에 고비 한 쌍 솟을 뿐!
2015년, 유 심 3월호
양해열 susu2y@hanmail.net / 2012년 〈조선일보〉 등단. 시집 《영산수궁가》 《고수》가 있음. 서울문화재단 창작지원금 수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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