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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화

데메테르 [Demeter] (곡식의 여신)

by 바닷가소나무 2013. 11. 11.

데메테르 [Demeter] (곡식의 여신)

 

크로노스 신과 레아 여신의 딸로 주신(主神) 제우스의 누이동생이자 배우자이다. 데메테르라는 이름은 '곡식의 어머니' 또는 '어머니인 대지'를 뜻한다.

 

데메테르는 호메로스의 작품에 거의 나오지 않고 올림포스의 신들에 포함되지도 않지만, 데메테르 전설은 매우 오랜 것으로 여겨진다. 이 전설은 그녀의 딸인 페르세포네 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하고 있다. 페르세포네가 지하 세계의 신 하데스에게 붙잡혀 지하 세계로 끌려가자 그녀는 딸을 찾아 떠났는데, 여행하는 도중 자기를 따뜻하게 대접해준 엘레우시스 사람들에게 비밀 의식을 누설했다(엘레우시스 신비의식 ).

 

데메테르가 딸이 없어진 것 때문에 너무나 상심한 나머지 농작물에 관심을 쏟지 않아서 기근이 왔다고도 한다. 그녀는 제우스 이외에도 크레타 섬 출신의 이아시온을 배우자로 맞이하여 플루토스(, 즉 흙의 풍부한 농산물의 신)라는 아들을 낳았다(색인 : 엘레우시스 신비의식). 데메테르는 대개 곡식의 여신으로 나오며, 이울로('곡식다발'을 뜻하는 '이울로스'에서 유래)라는 이름은 데메테르를 곡식단과 동일시했으며, 데메테르 숭배가 곡식의 어머니에 대한 숭배에서 나왔다는 사실을 입증하는 증거로 여겨져왔다. 그러나 데메테르의 영향력은 곡식만이 아니라 콩을 제외한 모든 야채와 땅에서 나는 모든 열매에까지 확대되었다. 그런 넓은 의미에서는 가이아(대지의 여신)와도 비슷하며, 데메테르와 가이아는 같은 수식어들을 지닐 때가 많다. 때로는 레아나 키벨레(소아시아 지방에서 숭배한 자연의 여신)와 동일시되기도 했다.

 

데메테르가 지닌 또다른 중요한 면은 지하 세계의 여신이라는 점이었다. 그래서 스파르타에서는 크토니아(지하의 여신)라고 불렀고, 특히 아르골리스의 헤르미오네에서는 크토니아 축제 때 4명의 나이든 여인들이 암소 1마리를 제물로 바쳤다. 아르카디아 지방에서만 쓰던 데메테르의 별칭인 에리니스(복수의 여신)와 멜라이나(암흑의 여신)는 데메테르의 성격에서 어두운 면을 강조하고 있다. 데메테르는 또한 건강·출생·결혼의 여신으로도 등장했다. 그녀에게는 정치 상황과 종족에 따라 많은 칭호가 붙여졌는데, 가장 중요한 것은 '인보(隣保) 동맹'의 수호 여신을 뜻하는 암픽티오니스라는 칭호였다. '인보 동맹'은 그뒤 델포이 신전과 관련하여 널리 알려지게 되었다.

 

데메테르를 기리는 농업 축제에는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었다. 아테네에서 시작하여 엘레우시스에서 끝난 할로아 축제이 이름은 할로스('탈곡장')에서 나온 것이 분명하다. 엘레우시스에는 데메테르를 섬기는 수석 사제이자 농업의 창시자인 트립톨레모스의 탈곡장이 있었다. 이 축제는 포세이데온의 달(12)에 열렸다. 싹이 트기 시작한 옥수수를 위한 축제인 클로이아 축제자라나는 식물의 여신인 데메테르 클로에('푸른 식물')를 위하여 엘레우시스에서 이른 봄(안테스테리온)에 열렸다. 이 축제와는 별도로 타르겔리온의 달 엿새째 되는 날, 같은 여신에게 숫양을 제물로 바쳤는데, 이것은 아마 여신을 달래기 위한 의식이었을 것이다. 씨를 뿌리기 위해 밭을 갈기 전에 풍성한 수확을 기원하는 프로이로시아 축제이 축제는 프로아르크투리아라고도 했는데, 이 명칭은 아크투루스[大角星]가 떠오르기 전에 축제가 열렸음을 뜻한다. 이 축제는 아마 엘레우시스에서 9월에 열렸을 것이다. 코스 섬에서 수확이 끝난 가을에 열린 탈리시아 추수감사 축제이다. 옥수수의 풍작을 기원하는 여인들의 축제인 테스모포리아 축제이다. 한여름에 열린 친목 축제인 스키로포리아 축제이다.

 

데메테르의 상징은 주로 농업과 식물의 여신이라는 특징과 관련된 것으로 옥수수 이삭, 꽃으로 가득 찬 신비로운 바구니, 곡식, 온갖 종류의 과일 등이었다. 좋아하는 동물은 돼지였고, 지하의 여신으로서 뱀을 데리고 다녔다. 그리스 예술에서는 헤라와 닮았지만, 좀더 관록이 있고 온화한 표정을 짓고 있으며 몸매도 더 크고 풍만하다. 때로는 말이나 용이 끄는 수레를 타기도 하고, 때로는 걷기도 하며, 혼자서 또는 딸과 함께 왕좌에 앉아 있는 모습으로도 묘사되었다. 이탈리아인들은 이탈리아 여신인 케레스 와 동일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