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떠나가야 하기에
노란 봄배추 꽃에게 말하지 않겠네
청초함 사랑 했노라고
설 킨 생 살아가는 당쟁이 에게도 말하지 않겠네
끈질긴 생명력 사랑 했노라고
하늘미나리 에게도 말하지 않겠네
물 갈망하던 그대 사랑했노라고
늙어 휘어진 감나무에게 말하지 않겠네
그대 참으로 사랑 했었노라고
구름 머물던 향나무 에게도 말하지 않겠네
은은한 그대에게 사랑 보냈노라고
늘 푸르던 소나무 에게도 말하지 않겠네
변치 않은그대 사랑 했노라고
먼동 물고오던 새들에게도 말하지 못하겠네
아침노래 진정 사랑 했노라고
그대들 거기 그대로 있기에
떠나가는 나는,
눈시울만 촉촉이 적신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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