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의 정원
전주엽의 월명화속
보름달 하나가 바다에 뛰어내려
하늘과 바다에 달 쌍둥이로 마주 보고 있다
바닷가 바위 위
실루엣의 스님은 뒷짐을 지고
바다 건너 병풍처럼 드리운 어두운 숲
불빛 없는 작은 집 한 채를 바라보고 서 있다
묵언 정진하는 스님은
어둠 속 먼 곳을 바라보며
무슨 색의 끈을 풀어가고 서 있을까
바닷가
바위틈에 뿌리내려
비바람 파도소리 휘감고 푸르러진 한그루 소나무
지금은, 휘어진 가지에 내려앉은 달빛을 받쳐 들고
스님처럼 묵언 정진 중이다
파도소리조차 달빛 속으로 숨어들은
적요가 숨 쉬는 바닷가
물아일체物我一體의 푸른 밤이
달빛에 일렁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