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4월 5일

 

 

2004년 4월 5일

 

 

 

청심환을 먹었다

 

볼펜을 잡고 있는 손바닥이 흥건했다

손이 떨려 이름 쓰기가 어려웠다

가슴이 답답해지는가 싶으면

굿은 얼굴에 미소가 피기도 했다

마지막 시험시간이 끝나고

또래 사람들과 운동장에 모여

답안지를 체크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상대가 누군지 알 수 없지만

함께 시험을 보았다는

그 하나만으로도 우리가 되었다

 

철철 넘치게 소주잔을 채우고 건배를 했다

그리고 누가 먼저랄 것 없이

동시에 울음이 터져 나오기 시작했다

중년의 사람들!

그 한恨의 설움이 터진 것이다.

주인이 놀라서 무슨 일이냐고 달려왔다

 

너무 기쁘고, 너무 서러워서요.

오늘 우리가 고등학교입학 검정고시에 붙었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