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통
문 인 수
이녁의 허리가 갈수록 부실했다.
소문의 꼬리는 길었다. 검은 윤기가 흘렀다.
그 여자는는 삼단 같은 머리채를 곱게 빗어 쪽지고 동백
기름을 바르고 다녔다. 언제나 발끝 쪽으로 눈 내리깔고
다녔다. 어느 날 이녁은 또 샐 녘에사 들어왔다. 입은 채로
로 떨어지더니 코를 골았다. 소리 죽여 일어나 밖으로 나
가 봤다. 댓돌 위엔 검정 고무신이 아무렇게나 엎어졌고,
달빛에 달빛가루 같은 흰내의 모래가 흥건히 쏟아져 있
었다. 내친김에 허둥지둥 선무당네로 달려갔다.
방올음산 꼭대기에 걸린 달도 허둥지둥 따라왔다. 해묵
은 싸릿대 삽짝을 지긋이 밀었다. 두어 번 낮게 요령 소
리가 났다. 뛰는 가슴 쓸어내리며 마당으로 들어섰다.
댓돌 위엔 반 듯 누운 옥색 고무신, 고무신 속을 들여다
봤다. 아니나 다를까 달빛에, 달빛가루 같은 흰내의 모래
가 오지게도 들었구나. 내 서방을 다 마셨구나. 남의 농
사 망칠 년이! 방문 벌컥 열고 년의 머리끄댕이를 잡아챘
다. 동네방네 몰고 다녔다.
소문의 꼬리가 잡혔다. 한 줌 달빛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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