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내리는 길
누가!
눈 내리면 아름답다 하였나
저 벌거벗은 버짐나무, 하얗게 질려 가파른
숨소리 토해내는 빙판 길
잘려나간 한쪽다리 낡은 목발에 의지하고
기우뚱 기우뚱 먼 길 가는 모습, 동토의
어름 꽃이라고,
숨이 막히도록 눈앞이 캄캄 하도록, 휜 눈이
휜 눈이 타오르는 불꽃이라고,
그대여!
눈 내리는 어둠속 외나무다리 한번 건너보라
눈이, 어둠이, 외나무다리가
얼마나 무섭고 외로운 길인지 그때는 알게 되리라
그대여!
휜 눈이 아름답다
눈꽃 피는 겨울이 아름답다
말 하지마라, 그대 가슴 깊이 새겨두고
끓는 가슴 뜨거운 입술로, 던지면
차가와지는 말, 이제는 함부로 하지마라
목발 딛고 가는, 저 빙판 길
얼음 꽃 더 성성해저 차마 웃을 수 없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