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명빈닐봉투1 섣달 그믐날 밤 풍경 총신대역 14번 출구 앞, 백발의 할머니가 고개를 숙이고 졸고 있습니다. 땅바닥에 앉아 한 움큼으로 변해버린 주인을 닮아서인지 투명비닐 봉투 속에 떨고 있는 물건들도 한 움큼 한 움큼입니다 백발할머니 맞은편 켄터키할아버지 가게 안은 크리스마스트리 불빛이 지금도 환하고요 옆 가게 대박부동산 사무실은 불이 꺼져 있지만 t 간판에는 힘이 철철 넘쳐흐릅니다. 그 위층 불 꺼진 유리창에는 붉은 글씨로 안경이라 쓰여 있습니다. 땅바닥에 쭈그리고 앉아 한 움큼이 되어 버린 노점상 할머니를 바라보다 저리 붉어져 버렸나 봅니다. 함박눈이 꾸벅꾸벅 내리기 시작합니다. 2021. 1. 9.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