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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다리꽃

한낮의 짱뚱어 

by 바닷가소나무 2020. 9. 11.

나는 지금 갯뻘에서 머드팩 중이야, 구릿빛의 날씬하고 매끄러운 몸매 드러내놓고 한낮의 햇살을 만끽하는 중이지, 나는 말이야, 등줄기에 말갈기 같은 지느러미가 있고 머리통위에는 서치라이트 같은 두 눈이 툭 불거져 나와 있어, 글쎄, 나는 물고기면서 날고 싶을 때가 있거든, 그때는 등줄기의 지느러미를 냅다 퍼덕거리며 용을 쓰지 그러면 말이야, 내 몸뚱이가 허공으로 날아올라,

 

허공에서 바라보는 뻘밭이 어떤 줄 알아 당신

 

당신은 어땠어? 뻘같은 세상에서 한번 날아보기나 했어?

 

그런데 말이야, 나는 지금 낚시꾼이 잡아채는 멍텅구리 낚시 바늘에 옆구리가 찔려 끌려가는 중이야. 사실 난 말이지, 뻘밭을 벗어나고 싶어서 날았던 게야, 또 다른 세상이 궁금하고 그리웠던 게지, 그래서 생각했어, 높이 날아보면, 멀리 날아보면, 그 꿈이 이루어질 거라고, 멀리, 높이 나는 데만 정신이 팔려있었어, 나의 결정적 실수는 툭 불거져 나온 서치라이트 같은 내 두 눈으로 사방을 주위 깊게 살펴보지 않았던 게야, 당신 말 좀 해봐, 나는 앞으로 어떻게 되는 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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