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톨스토이 · 인생독본

톨스토이-인생독본 /8월11

by 바닷가소나무 2015. 8. 11.

811

 

죽을 때 인간은 혼자다. 고독할 때 인간은 참다운 자신을 느낀다. 생활의 모든 내면적인 것을 느낀다.

1

만약 우리들이 어떤 불쾌한 일에 부딪치거나 또는 어떤 곤란한 상태에 빠지면 우리는 그로 인하여 자신 이외의 다른 사람들을 또는 자신의 운명을 저주하는 경향을 갖고 있다.

그러나 우리에게 관계가 없는 듯한 그 어떤 외부적인 사정이 불쾌한 것이 되고 곤란한 것이 된다는 점은, 우리 자신 속에 무엇인가 비뚤어진 것이 있음을 의미한다. <에피크라테타스>

 

2

인간의 수입만을 필요로 하는 나라 전연 수입을 필요로 하지 않는 나라는 가장 행복한 나라이다. 그와 같이 자신의 내면적인 부에 만족하고 생활을 위해서는 외부에서 오는 것의 약간만을 필요로 하는 사람, 혹은 그것을 전연 필요하지 않는 사람은 가장 행복한 사람이다.

밖에서 오는 것은 언제나 고강이기 때문에 빚을 지고 슬픔을 맛보고 위험을 느끼게 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결국 자기 자신의 땅에서 나오는 산물의 대용이 될 수가 없다.

남에게서, 그리고 밖에서 오는 것에는, 어떠한 관계가 있더라도 많은 것을 기대해서는 안된다. 결국 모든 사람은 자기 자신과 함께 있는 것이다. 그리고 누구나 남과 함께 있지 않으면 안 될 때에는, 문제는 그것이 대체 누구냐 하는 점에 있는 것이다. <쇼오펜하우엘>

 

3

사람은 자기의 행위를 자기가 지배할 수 있는 것이다. 자기 자신에게 발견되고 자기가 살고 있는 동안에 발견해 나가지 않으면 안 될 것그것 이외에 선이 있다고는 생각지 말라. <에머슨>

 

4

감정과 육체사람은 그것을 자기 소유라고 생각하고 그 대문에 언제나 슬픔에 빠져 있다. 그러나 그대 자신의 본질은 정신에 있다는 것을 알라. 이 의식의 철저하며 정신을 육체 위에다 두고 인생의 모든 구렁텅이에서 정신을 차리고 육체가 정신을 괴롭히지 않으며 또 육체가 생활을 지배하지 못하도록 그대의 육체를 정신과 합류시키리. 그때에 그대는 모든 진실을 완수하여 신의 힘 속에서 평화롭게 살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자기의 존재 의의를 다할 것이다. <오오래리아스>

 

5

당신은 당신이 저지른 악 에 대해서 괴로워하고 있는 것이다. 자신의 죄에서도 피함으로써만 불행을 정화시킬 수 있는 것이다. 아무도 다른 사람이 당신을 구원해 줄 수는 없다.

 

*

모든 인간에게는 깊은 내면적 생활이 있다. 그리고 그 본질은 남에게 전할 수 없는 것이다.

가끔 그것을 남에게 전하고 싶다는 생각이 일어난다. 그러나 그것은 불가능하며 또한 피;요도 없는 일이다. 내면적 생활의 본질이 바라는 것은 신과의 교섭이다. 이 교섭을 완성하라.

그리고 그대의 신과의 은근한 교섭을 파괴하지 말라.

 

고 독

독신자만의 모임에서 유쾌한 식사가 끝난 다음 친한 친구 한 사람이 나한테 말했다.

벨사이유 광장을 소풍하지 않으려나.

우리들은 이윽고 잎사귀가 없어진 나무 사이를 거닐었다. 조용하였다.

친구가 말했다.

어쩐지는 모르지만 밤이 되어 여기에 오면 다른 어디에 있는 것보다 나는 가슴이 가벼워진다. 그리고 자기의 사색이 자꾸 뻗어 나가는 것만 같네. 그리고 그 순간에 나는 신비한 인간의 세상의 비밀이 풀어지는 것처럼 생각된다. 허나 창문이 덜컥 소리를 내고 닫히면 ……. 그것으로서 그만이다

우리는 벤치 가까이 지나갔다. 그 위에 걸터앉아 잇던 두 개의 그림자는 하나의 검은 그림자로 합쳐져 있었다.

친구는 말했다.

가련한 사람들이여! 나는 모든 사람들에게 혐오로서가 아니라 같은 연민을 느낀다. 인생에 있어서 온갖 비밀 가운데서 나는 오직 하나의 비밀을 알아냈다. 그것은 우리들의 존재하는 괴로움은 우리들이 영원히 고독한 속에 있다는데 비롯하는 것이다. 우리들이 하고 있는 모든 일은 이 고독을 면하기 위하여 하고 있는 것이다. 높은 하늘 아래서 벤치에 앉아 있는 연인 들이나 우리나 그 외의 모든 생활과 마찬가지로 한 순간이라도 좋으니까 자기의 고독에서 면할 수 있는 가능성을 구하고 싶다. 그러나 그들은 역시 영원히 고독한 것이다. 우리도 영원히 고독하다.

어떤 사람들은 그것을 강하게 느끼고 있다 어떤 사람들은 약하게만 느낄 따름이다. 그러나 모든 사람들은 다 같이 고독한 것이다.

때때로 나는 견딜 수 없는 괴로움을 경험한다. 나는 무서운 고독이 찾아드는 것을 느낀다. 허나 아무것도알겠지, 자넨이 세계의 아무것도 이 고독을 깨뜨려 주지 못할 것을 알고 있다. 우리가 얼마나 괴로워하던 부르짖고 강하게 부둥켜안던 헛된 일이다. 아무것도 되지 않는다.우리들은 항상 고독한 것이다.

나는 자네를 여기 데리고 왔다. 소풍하러 데리고 왔다. 그것은 내 방으로 돌아 갈 것을 피하기 때문이었다. 이제 내 방의 고독이 나를 견디지 못하게스리 괴롭히는 것이다. 그러나 이것도 아무 소용이 없는 일이다. 나는 지껄이고 있다. 자네는 듣고 있다.

우리는 함께 나란히 걷고 있다. 허지만 나도 자네도 다 같이 고독하다. 알겠지, 자넨.

들어주게. 나는 내가 영원히 고독하다는 것을 느낀 때부터 매일 뭣인가 어두운 끝없는 눈에 보이지 않는 것에 위협 당한다. 그리하여 그것이 차츰 강해지는 듯 생각된다. 여기에서 빠져나갈 길이 없는 것처럼 생각된다. 나는 살아간다. 그러나 내 곁에는 무엇 하나 살아 있는 것이 없다. 지하와 같은 어두움이것이 나의 인생인 것이다. 가끔 나는 음향이며, 말이며 소리를 듣는다.그러나 그것이 어디로 부터 오는 것인지 결코 알 수가 없다. 나는 누구도 만나지 않는다. 내 주위를 휩쓸고 잇는 캄캄한 속에서 나는 다른 인간의 손마저 볼 수 없는 것이다. 알겠지?

가끔 이 무서운 고독을 이해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그 사람들은 부르짖는다.

누구냐? 거기 가는 것은? 누구냐? 나를 부르는 것은?아무도 없다.

나는 언제나 홀로 있다.때는 지나간다.

오오, 이 고독! , 이 공허!

그러나 이 사람들은 아직 얼마간의 회의를 남기고 있다. 나처럼 고독을 전연 믿고 있지는 않다. 그 사람들은 인생과 환영과 꿈으로 가득 차있는 시인이었던 것이다. 그 사람은 나처럼 철저히 고독에 젖어 있는 건 아니다.

후로벨은 이 세상에서 가장 불행한 인간 이었다. 어째서냐면 소수의 선견자의 한 사람이었으므로, 그는 어떤 여성에게 다음과 같은 절망적인 말을 썼으므로 우리는 전혀 공허 속에 있습니다. 누구에게도 무엇 하나 이해되지 않습니다.그렇다, 누구에게도 무엇 하나 이해되지 않는다. 우리가 무엇을 생각해도 무엇을 말하더라도 무엇을 하더라도누구에게 무엇 하나 이해되지 않는다. 도대체 이 지구는 넓디넓은 공간 안에 꽃가루처럼 흩어 뿌려져 있는 다른 무수한 별 가운데 무엇이 만들어져 있다는 것을 알 수 잇을 것인가. 그리고 이 무수한 별은서로 가까이 가는 힘을 가지고 유기체의 분자 모양으로 하나의 전부를 이루고 있는 것이 아닐까.

지구가 이들 별 가운데 무엇이 만들어져 있다는 것을 모르는 것처럼 인간은 타인 가운데 무엇이 일어나고 있다는 것을 모르는 것이다.

모든 존재가 함께 될 수 없음에도 쉴 새 없이 스쳐 지나가고 있다. 그 보다 더 무서운 상태가 있을 수 있을까. 우리들은 서로가 사슬에 묶여 있듯이 서로 사랑하고 손을 벌리고 있다. 그러나 우리들은 같이 될 수는 없는 것이다.

사람들과 같이 되고 싶다는 욕구가 우리들을 괴롭힌다. 그러나 아무리 노력해도 소용이 없다. 사랑도 열매를 맺지를 못한다. 영향도 보탬이 없다. 포용도 무력하다. 친절도 공허하다. 우리들은 서로 함께 되고 싶다고 생각한다. 허나 아무리 노력해도 그 결과는 서로를 밀어 제기는 것밖에 안된다.

내가 누구보다도 강하게 자기의 고독을 느끼는 것은 내가 누군가 다른 인간에게 내 정신을 바쳤을 때다. 그러한 때 서로 함께 될 수 없는 불가능함이 더욱더 명료해져 온다. 그 사람은 그 상대는 나를 맑은 눈으로 바라보고 있다. 그러나 그 배후에 잇는 그 사람의 마음을 나는 모르는 것이다. 그 상대는 내가 말하는 것을 듣고 있다. 그러나 무엇을 생각하고 있는 것일까! 자네는 이 괴로움을 아는가?

그 상대는 나를 싫어하고 나를 경멸하고 나를 비웃고 있을지도 모르는 일이 아닌가. 그 상대는 내가 말하는 것을 모두 조사해서 판단하고 그리고 냉소하고 비방하고 나를 평범한 녀석이라든지, 바보 같은 녀석이라고 밖에 생각하지 않는지도 모를 일 아닌가. 그 상대가 생각하고 있는 것을 어떻게 알 것인가? 그 상대는 내가 그를 사랑하고 있는 것처럼 나를 사랑하고 있는가 아닌가를 어떻게 알 것인가? 그 조그마한 코 둥근 머릿속에 무엇이 움직이고 있는가를 어떻게 앙것인가? 무서운 비밀이다. 다른 사람의 사상을 알 수 없는 것이다.

우리들은 알 수도, 고칠 수도, 통어할 수도, 이겨날 수도 없는 숨어 잇는 그리고 자유로운 것이다. 그리고 나는? 나는 아무리 노력해도 내 마음의 문을 활짝 열어 제켜 놓을 수가 없다. 언제나 밑바닥에는 아무도 들어올 수 없는, 저 밑바닥에는 나의 자아의 비밀의 구석이 남아 있는 것이다. 아무도 그것을 열고 그 속에 들어올 수는 없는 것이다. 어째서냐면 누구도 나와 같지 않음으로 그리고 누구라도 다른 인간을 이해 할 수는 없는 것이다.

현제 지금, 자네는 나를 이해하고 있는가? 아니다. 자네는 나를 정신병자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이다. 자네는 나를 주시하고 있다. 그리고 이 사내는 대체 어떻게 된 샘인가 자문하고 있겠지. 그러나 만약 언젠가 자네가 나의 이 무서운 그리고 미묘한 괴로움을 이해할 때가 있거든 여기에 오게. 그리고 한 마디만 말해 주게. 알았다하고. 나는 오직 그 순간만이라도 행복해 질 것이다.

여자들은 더욱더 나의 고독을 느끼게 한다.

오오, 이 무슨 슬픔이냐, 뭐라 할 슬픔이냐! 나는 여자들 때문에 괴로워하고 있다. 여자들은 가끔 나에게 고독하지 않다는 거짓뿌리 희망을 불러 일으킬 만치 힘 있고 강한 것이다.

연애를 할 적에, 자네는 짜기의 존재가 넓어지고, 무언가 초인간적인 행복이 자기를 곽 쥔 것처럼 생각하지 않나? 자네는 그것이 무슨 까닭인지 알고 있는가? 자네는 어디로 부터 이 커다란 행복감이 오는가를 알고 있는가? 그것은 오직 자기가 이제는 고독하지 않다고 느끼는 데서 비롯한 것이다. 그러나 그것은 또한 뭐라 할 슬픈 착오에 지나지 않는다.

이자들은 우리들의 마음을 할타먹어 버릴 것 같은 끝없는 사랑을 우리에게 요구한다. 그리고 더욱 더 강하게 우리들을 괴롭히는 것이다. 여자들은 커다란 허위와 환상을 만드는 것이다.

자네도 머리털이 긴 깊은 매력을 지닌 여자의 얼굴과 얼굴을 맞대고 있는 저 달콤한 순간을 알고 있을 데지. 눈과 눈이 마주치기만 해도 우리들의 마음은 미쳐버리고 만다.

미칠 것 같은 흥분이 이성을 흐리게 해 버린다. 이상한 환상이 우리들을 잡아매고 만다. 나하고 여자하고는 하나가 된 것처럼 생각된다. 그러나 그것은 오직 그렇게 생각되는 것뿐이다. 일주일이나 기다리다 희망하고 거짓 즐거움을 경험한 뒤에 그전보다도 더하게 나는 내 고독을 느끼는 것이다.

키스를 할 적마다, 포옹을 할 적마다, 고독은 더욱더 커간다. 그리하여 그것은 얼마나 무서운 것인가, 얼마나 한 괴로움인가. 시인 프류듬은 노래했다.

애무도 미칠 것 같은 정열도 슬픈 사랑에는 열매를 매지 못하다니 살덩어리와 살덩어리를 한데 합쳐도 마음과 마음은 합쳐지지 않는다. 그리고 그 다음이 이별이다.

그래서 모든 것이 끝난다. 그리하여 한 때는 우리들의 모든 것이었으며 진지한 시색의 대상이었던 여자가 이제는 구별지우지 못하게 되어 버린다. 보잘것없는 것이 되어버리고 그냥 아무것도 아닌 것이 되어버리고 만다.

여자와 자기의 존재가 일치하고 여자와 자기 희망과 노력이 완전히 하나가 되어 졌다고 생각키울때 일지라도 우연히 입 밖에 낸 어떤 말 때문에 그것이 자기기만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고 어둠속 번갯불처럼 여자와 자기와의 사이에 가로 누운 빈틈을 비치게 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사랑하는 여자와 함께 있으면 서로가 잠자코 있으면서 여자가 오직 거기 있다는 것만으로 행복을 느낄 수 있는 그러한 밤그러한 밤이 제일 좋은 때인 것이다. 그 이상의 것을 바라서는 안된다. 어째서냐면 두개의 존재가 함께 될 수 있다는 것은 결코 있을 수 없는 것임으로.

나는 거기서 이제는 모든 인간으로 부터 마음의 문을 잠그고 있다. 나는 내가 믿고 있는 일, 생각하고 있는 일,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는다. 무엇이 좋다는 것도 말하지 않는다. 나는 내가 무서운 고독에 운명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 거기서 나는 모든 것을 무관심하게 바라보고 아무것도 말하지 않는다.

다른 사람의 의견이나, 논쟁이나, 만족이나, 신안심이나 나에게 있어서 어떻다는 말이냐 말이다. 나는 타인과의 아무런 교섭도 가지지 않는다. 어울리려고 하지도 않는다. 나의 눈에 보이지 않는 사상은 어디에도 전하지 않는다. 나날이 부질없는 사람들의 질문이나 미소에 대하여 나는 그저 평범한 대답을 할 뿐이다. 나는 진지하게 대답할 마음이 내키지 않는다. 알겠나, 자넨━』

우리는 긴 보도를 걸어 개선문 가까이까지 왔다. 그리고 스그라샤 광장에 왔다. 나의 친구는 이상과 같은 말을 천천히 이야기 하였다.이 외에도 여러 가지 말을 했으나 기억하고 있지 않다.

이윽고 친구는 파리 다리위에서 서 있는 높다란 비석 앞에 발을 멈추었다. 별빛에 버림받은 듯 보이는 이 기념비의 긴 이집트식 옆얼굴이 어렴풋이 보인다. 그 측면에는 이상한 글씨로 이 나라의 역사가 새겨져 있었다. 그러자 갑자기 나의 친구는 손을 움직이면서 이 기념비를 가리켰다. 그리고 부르짖었다.

우리들은 모두 이 돌과 같은 것이다

그리고 친구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그냥 걸어갔다.

나의 친구는 취해 있었는지, 정신 이상이었는지 그렇지 않으면 매우 총명했는지나는 지금도 모르고 있다. 때때로 나는 친구의 한 말이 옳은 것이라고 생각된다. 그리고 때로는 정신 이상이라고도 생각된다. <모오파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