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밤 장인어른 詩 읊으시고 말 것이다
들고 다니는 작고검은 손가방 안에
보물처럼 시집이 들어있는데
지하철역에서
꽈배기 하나를 사 넣었다.
문득! 마누라 얼굴이 떠오르고
생전에 보지도 못했던
장인 생각이 났던 것이다.
마누라가 삐딱하면
"장인어른이 꽈배기 장사 하셨다며"
헛소리 배부르게 하던 내가
눈 녹아 질퍽한 名退거리 헤매다
맨몸으로 좌판에 누워있던
배배꼬인 꽈배기가 ‘꼭’ 나 같아서
시집을 신주단지 모시듯 한
그 가방에 꽈배기가 된 나를 집어넣으며
괜스리 장인까지 함께 넣었다.
아마도, 장인어른 오늘밤
저, 먼 곳에서
싫어도 시인이 되고 말 것이다.
좁디좁은 가방 안에서
꽈배기가 되어있는 작은사위 보듬고
“꽈배기는 시인이다.” 라고
작은딸 생각하시며
큰소리로 詩 읊으시고 말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