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쟁이넝쿨이 날갯짓하고 있다
담쟁이넝쿨은 벽을 넘고 있는 푸른 화살
비틀거리는 사람을 보면
그 가슴에 화살을 숨겨주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내 안에 층층계단 세우며 담쟁이넝쿨이 푸른 날갯짓을 한다
그럴 때 담쟁이넝쿨에선 땀 냄새가 난다
허공을 붙잡고 있는 담쟁이넝쿨 그 날갯짓은 아무나 따라 할 순 없다
담쟁이넝쿨이 허공이기에,
담쟁이넝쿨의 고향은 꽉 막힌 음지
어둠속에서 길 잃어버리면 그는 눈을 부라린다
땡볕에 주저앉아버린 사람도 그 뿌리가 담쟁이넝쿨이었을 것이다
절벽 가진 사람도 들숨으로 담쟁이넝쿨의 푸른 강물을 빨아들여야 한다
내 앞에 담쟁이넝쿨이 출렁이고 있다.
아니 허공을 푸르게 날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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