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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상을 찾아서

죽어서 꽃이된 벌레들

by 바닷가소나무 2015. 3. 30.

 

지나던 길가 푸른 나무에 흰 꽃이 피어있는 것을 보았다.

지나쳐 가다 아무래도 뭔가 이상 하다는 생각이 들어

차를 세우고 다가가 보니

그것은 꽃이 아니었다.

아니, 꽃은 꽃이로되

벌레들이 죽어서 거미줄에 걸려 만들어진 꽃이었다.

왠지, 가슴이 싸해지는 느낌으로

이상한 생각이 들어 고개를 들어보니

옆에는 전봇대가 우뚝 서있었다.

그리고 밤이면 벌레들의 죽엄을 유도하였을 전봇대에 커다란 전등이 달려 있었다.

밤이면 불빛으로 불빛으로 날아들다

그 길이 마지막 길인 줄도 모르고 날아들다

짧은 생을 마감했을 날벌레들을 생각하며 차로 걸어가는데

 

 

길 반대편에 무엇인가 하얀 융단 같은 것이 깔려 있었다.

궁금증과 호기심으로 다가가 도로에 쭈그리고 앉아 자세히 살펴보니

아! 그것은

밤이면 불 밝히는 가로등 불빛을 보고 날아왔다 죽어간 이름 모를 벌레들의 죽엄이였다.

불빛을 보고 날아들었다가

죽는 줄도 모르고 죽어서

도로위에 하얀 꽃이 되어있는 이름 모르는 벌레들이었다.

가로등이 없었으면, 가로등이 없었으면

조금은 더 날아 다녔을 벌레들,

가로등 불빛이 있어,

하얀 꽃으로 죽엄을 맞이한 벌레들!

 

生이란 참으로 짧은 것이 아니던가,

자신의 삶을 한 번 생각 해 보게하는

죽어서 꽃이된 벌레들 이었다.

 

 

 

20110.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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