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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낌이 있는 시

금붕어 이사

by 바닷가소나무 2010. 7. 24.

 

 

금붕어 이사

 

                                                     서금복

 

금붕어를 차에 태웠다

중학교 생물시간 해부실습용으로 잡혀갔다가

운 좋게 살아온 덤 같은 생

어느 새 7년이 넘었다

 

그 노인이 집을 잃었다

오순도순 모여 살던 자식들 하나 둘 흩어져도

혼자 남아 꿋꿋하게 그 집을 지켰는데

이제 그 집마저 헐려버렸다

집에서 쫓겨난 금붕어의

맨 나중 생이 패밀리주스병에 담겨 있었다

 

어머니가 오셨다

좁은 주스병에 머리를 탱탱 부딪치면서

찢어진 부챗살 지느러미로 발버둥치는

금붕어를 내다버린 날

손도 발도 맘대로 못 쓰는 어머니가

삐거덕 새벽바람이 문 열어주고 흙냄새가 사시사철 머물던

젊은 어머니 집에서 쫓겨나 서울 아들집으로 오셨다

좁은 주스병 아파트로 오셨다

이제 내 책임은 아니다

 

금붕어가 어느 개울에 흰 배를 드러내고 둥둥 떠다닌다 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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