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스트6 밤에 익숙해지며 /프로스트 밤에 익숙해지며 - 프로스트 - 나는 어느새 밤에 익숙해지게 되었다. 빗속을 홀로 거닐다 빗속에 되돌아왔다. 거리 끝 불빛 없는 곳까지 거닐다 왔다. 쓸쓸한 느낌이 드는 길거리를 바라보았다. 저녁 순시를 하는 경관이 곁을 스쳐 지나쳐도 얼굴을 숙이고 모르는 체 했다. 잠시 멈추어 서.. 2018. 11. 16. 거두어들이지 않은 것 /프로스트 거두어들이지 않은 것 - 프로스트 - 담장 너머로 뭔가 익은 냄새 물씬 풍겨 와 늘 다니던 길 버리고 발길 더디게 하는 게 무엇인지 찾아 갔더니 사과나무 한 그루가 거기 서 있었다. 잎새 멸 개만 걸친 채 사과나무는 여름의 무거운 짐 다 벗어버리고 여인의 부채처럼 가볍게 숨 쉬고 있었.. 2018. 9. 10. 그때 한번 보인 것 / 프로스트 그때 한번 보인 것 - 프로스트 - 빛을 등진 채 우물가에 꾾어앉은 내 모습을 사람들은 비웃는다. 눈에 보이는 것은 여름 하늘의 신처럼 고사리 다발 두르고 구름 밖으로 내다보는 거울 같은 수면에 되비치는 내 자신의 모습이기 때문이다. 한번은 우물가에 턱을 대고 내려다보았을 때 내 .. 2018. 8. 16. 멀게도 깊게도 아닌 / 프로스트 멀고도 깊게도 아닌 - 프로스트 - 사람들은 백사장에 앉아 모두 한 곳을 바라본다. 육지에 등을 돌리고 그들은 온종일 바다라를 바라본다. 선체를 줄곧 세우고 배 한 척이 지나간다. 물 먹은 모래땅이 유리처럼 서 있는 갈매기를 되비친다. 육지는 보다 변화가 많으리라. 허지만 진실이 어.. 2018. 7. 27. 이전 1 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