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신4 코스모스 / 이형기 자꾸만 트이고 싶은 마음에 하야니 꽃 피는 코스모스였다. 돌아서며 돌아서며 연신 부딪치는 물결 같은 그리움이었다. 송두리째 희망(希望)도 절망(絶望)도 불타지 못하는 육신(肉身) 머리를 박고 쓸어진 코스모스는 귀뚜리 우는 섬돌 가에 몸부림쳐 새겨진 어둠이었다. 그러기에 더욱 흐느끼지 않는 설움 호올로 달래며 목이 가늘도록 찾아내련다. 까마득한 하늘가에 나의 가슴이 파랗게 부서지는 날 코스모스는 지리라. 2023. 10. 6. 아이들에 대하여 / 칼릴 지브란 아이들에 대하여 - 칼릴 지브란 - 그대의 아이라고 해서 그대의 아이는 아니오. 아이들은 스스로 갈망하는 삶의 딸이며 아들이니. 아이들이 그대를 거쳐 왔을 뿐 그대로부터 온 것은 아니오. 그러므로 아이들이 지금 그대와 함께 있을지라도 그대에 속해 있는 것은 아니오. 그대는 아이들.. 2018. 5. 5. 그대를 처음 본 순간 / 칼릴 지브랄 그대를 처음 본 순간 - 칼릴 지브랄 - 그 깊은 떨릴. 그 벅찬 깨달음. 그토록 익숙하고 그토록 가까운 느낌. 그대를 처음 본 순간 시작되었습니다. 지금껏 그날의 떨림은 생생합니다. 오히려 천 배나 깊고 천 배나 더 애틋해 졌지요. 나는 그대를 영원까지 사랑하갰습니다. 이 육신을 타고나.. 2018. 3. 20. 고독 / 릴케 고독 - 릴케 - 고독은 비와 같은 것 저물 무렵 바다에서 올라와 멀고 먼 쓸쓸한 들로부터 언제나 고적한 하늘로 갑니다. 어둠이 사라지는 시각에 비는 내립니다. 일체의 것이 아침으로 향하고 아무것도 찾아내지 못한 육신들이 실망과 슬픔에 젖어 떠나갈 때 그리고 서로 미워하는 사람들.. 2018. 3. 6.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