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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명 태자 설화(解明太子說話)

by 바닷가소나무 2006. 9. 8.
 

해명 태자 설화(解明太子說話)


 유리왕 28년(서기 9년) 봄 3월에 왕은 사람을 보내 해명(解明)에게 말하였다.

 “내가 천도(遷都)한 것은 백성을 편안하게 하고 나라를 튼튼하게 하려는 것이다. 너는 나를 따르지 않고 힘센 것을 믿고 이웃 나라와 원한을 맺었으니, 자식된 도리가 이럴 수 있느냐?”

 그리고 칼을 주어 스스로 목숨을 끊게 하였다. 태자가 곧 자살하려고 하자 어느 사람이 말리며 말하였다.

 “대왕의 맏아들이 이미 죽어 태자께서 마땅히 뒤를 이어야 하는 데, 이제 (왕의) 사자가 한 번 온 것으로 자살한다면, 그것이 속임수가 아님을 어떻게 알 수 있습니까?”

 태자는 말하였다.

 “지난번 황룡국 왕이 강한 활을 보냈을 때, 나는 그것이 우리 나라를 가볍게 본 것이 아닌가 하여 활을 당겨 부러뜨려서 보복할 것인데, 뜻밖에 부왕으로부터 책망을 들었다. 지금 부왕께서는 나를 불효하다고 하여 칼을 주어 스스로 목숨을 끊게 하니 아버지의 명령을 어떻게 피할 수 있겠는가?”

 마침내 여진(礪津)의 동쪽 벌판으로 가서 창을 땅에 꼽고 말을 타고 달려 찔려 죽었다. 그 때 나이가 21세였다. 태자의 예로써 동쪽들[東原]에 장사 지내고 사당을 세우고 그 곳을 불러 창원(槍原)이라고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