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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움은 나의 숙명 / 에릭 칼페트

by 바닷가소나무 2018. 3. 13.

그리움은 나의 숙명


                         - 에릭 칼페트 -


그리움은 나의 숙명.

나는 그리움의 계곡 한복판에 홀로 서 있는 외로운 성.

기묘한 현악기의 울림이

부드러이 그 성을 에워싸고 있다.


말해다오.

어두운 성 깊숙한 곳에서 탄식하는 파도여,

너는 어디서 온 것인지.

너 역시 나처럼 꿈꾸는 나날을 노래하고

잠들지 못하는 밤을 노래하는가.


비밀의 현으로부터 울리는 

한숨과도 같은 그 영혼은 누구인가.

짙은 벌꿀의 향기처럼 황홀한

황금빛 들판으로 향하는가.


작렬하던 태양도 스러져

세월이 나를 지치게 하여도

장미는 여전히 향기를 내뿜고

추억은 속삭이듯이 가슴속에 세겨진다.


너의 노래를 들려다오, 비밀의 현이여.

꿈꾸는 성에 너와 함께 머물고 싶다.


그리움은 나의 숙명.

나는 그리움의 계곡에 홀로 서 있는

외로운 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