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팔꽃 이야기
나팔꽃 사이로 해가 떠오른다
오늘 하루도 축복과 사랑 넘치는
뜨거운 시간으로 채우라는 미소인 듯하다
나는 남색나팔꽃을 참 좋아한다.
언젠가 강원도 바닷가에 갔었는데
내 입에서 절로 감탄사를 발하게하는
남색나팔꽃이 무리지어 웃고 있었다
가던 길을 멈추고
미소짓는 그들 앞으로 다가가
누구에 허락도 없이 꽃씨를 받아들고
어린아이 마냥 입이 귀에 걸렸다.
그렇게 슬쩍 해온
그때 그 나팔꽃 씨는
내 곁에서 십 수년이 지난 지금도
여름날 아침이면
남색나팔을 불어 나를 흔든다
햇살에 스러지는 그 꽃을 바라볼 때면
왠지 마음은 갈대바람이 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