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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낌이 있는 시

비 / 김혜순

by 바닷가소나무 2013. 11. 5.

    
             비 / 김혜순



하늘에서 투명한 개미들이 쏟아진다 (비)
머리에 개미의 발톱이 박힌다 (비)
투명한 개미들이 투명한 다리로 내 몸에 구멍을 뚫는다 (비)
마구 뚫는다 (비)
그를 떠밀면 떠밀수록 그는 나를 둘러싸고 오히려 나를 결박한다 (비)
내 심장의 화면에 투명한 글자들이 새겨진다 (비)
나는 해독하지 못한다 (비)
글자들이 이어져 어떤 파장을 그린다 (비)
새겨진다 (비)
하느님, 무슨 말씀 하시는 거예요? (비)
못 알아듣겠어요 (비)
이 전깃줄은 물이잖아요? (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