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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7월22일 요즘 이야기

by 바닷가소나무 2011. 7. 22.
  • [Daum블로그]똥구멍으로 시를 읽다 / 고영민 : 똥구멍으로 시를 읽다 / 고영민 겨울산을 오르다 갑자기 똥이 마려워 배낭 속 휴지를 찾으니 없다 휴지가 될만한 종이라곤 들고 온 신작시집 한권이 전부 다른 계절 같으면 잎새가 지천의 휴지이련만 그런 궁여지책도 이 계절의 산은 허..
  • [Daum블로그]추석 무렵 / 김남주: 추석 무렵 / 김남주 반짝 반짝 하늘이 눈을 뜨기 시작하는 초저녁나는 자식놈을 데불고 고향의 들길을 걷고 있었다 아빠 아빠 우리는 고추로 쉬하는데 여자들은 엉덩이로 하지? 이제 갓 네살 먹은 아이가 하는 말을 어이 없이 듣고 나서나는 야릇..
  • [Daum블로그]거미집 / 김두안 : 거미집 / 김두안 그는 목수다 그가 먹줄을 튕기면 허공에 집이 생겨난다 그는 잠자리가 지나쳐 간 붉은 흔적들을 살핀다 가을 비린내를 코끝에 저울질 해 본다 그는 간간히 부는 동남쪽 토막바람이 불안하다 그는 혹시 내릴 빗방울의 크기와 각도를 계..
  • [Daum블로그]서울에서 사는 평강공주 / 박라연: 서울에서 사는 평강공주 / 박라연 동짓달에도 치자꽃이 피는 신방에서 신혼일기를 쓴다 없는 것이 많아 더욱 따뜻한 아랫목은 평강공주의 꽃밭 색색의 꽃씨를 모으던 흰 봉투 한 무더기 산동네의 맵찬 바람에 떨며 흩날리지만 봉할 수 없..
  • [Daum블로그]아라리가 났네 / 박진성: 아라리가 났네 / 박진성 아라리가 난거라니께 의사 냥반, 까운에 환장허겄다고 달라붙는 햇살이 아라리가 나서 꽃잎을 흔들잖아유 오메 發病 원인은 불안 강박 우울 공황 발작, 이런 게 아니라 아라리가 나서 그렇다니께 왜 심전도는 찍자 그러는..
  • [Daum블로그]시골길 또는 술통 / 송수권: 시골길 또는 술통 / 송수권 자전거 짐받이에서 술통들이 뛰고 있다 풀 비린내가 바퀴살을 돌린다 바퀴살이 술을 튀긴다 자갈들이 한 치씩 뛰어 술통을 넘는다 술통을 넘어 풀밭에 떨어진다 시골길이 술을 마신다 비틀거린다 저 주막집까지 뛰는..
  • [Daum블로그]강 / 이경림: 강 / 이경림 강기슭에는 한 노파가 오줌을 누고있었다자기 속을 흘러나오는 강가에 쪼그리고 앉아건너편을 보고 있다손에는 여전히 쑥 캐던 칼을 들고 바닥에 쑥 같은 것이 조금 깔려 있는 바구니 옆에 앉아 맞은편에는 저녁해가 횃불처럼 타오른다수면 위로 ..
  • [Daum블로그]들찔레와 향기 / 오규원: 들찔레와 향기 / 오규원 사내애와 기집애가 둘이 마주 보고 쪼그리고 앉아 오줌을 누고 있다 오줌줄기가 발을 적시는 줄도 모르고 서로 오줌 나오는 구멍을 보며 눈을 껌벅거린다 그래도 바람은 사내애와 기집애 사이 강물쇠를 내려놓고 간다 하늘..
  • [Daum블로그]무서운 속도 / 장만호 : 무서운 속도 / 장만호 다큐멘터리 속에서 흰수염고래가 서서히 가라앉고 있다 죽어가는 고래는 2톤이나 되는 혀와 자동차만한 심장을 가지고 있다고 나래이터는 말한다 자동차만한 심장, 사람이 들어가 앉을 수도 있는 심장. 나는 잠시 쓸쓸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