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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극장에서 만나요 / 김근: 구름극장에서 만나요 / 김근 이제 우리 구름극장에서 만나요 구름떼처럼은 아니지만 제 얼굴을 지우고 싶은 사람들 하나둘 숨어드는 곳 햇빛 따위는 잊어버려도 좋아요 날카롭게 돋아나서 눈을 찔러버리는 것들은 잊고 구름으로 된 의자에 앉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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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늘구멍 속의 폭풍 외3편 /김기택: 멸치 / 김기택 굳어지기 전까지 저 딱딱한 것들은 물결이었다 파도와 해일이 쉬고 있는 바닷속 지느러미의 물결 사이에 끼어 유유히 흘러다니던 무수한 갈래의 길이었다 그물이 물결 속에서 멸치들을 떼어냈던 것이다 햇빛의 꼿꼿한 직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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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삽화가 있는 방/고종목 : 삽화가 있는 방/고종목 사각의 모니터 삽화가 있는 방으로 내가 들어간다 도라지 꽃잎 다섯 개 작은 방마다 보랏빛 삽화가 피어난다 앞방 하나 여름날 소나기 삼형제가 짓밟고 지나간 발자국 청개구리의 울음이 보랏빛으로 피어난다 옆방 하나 아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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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에 펄럭이는 / 박해람: 바람에 펄럭이는 / 박해람 철거 직전의 저 집은 공복이다지금은 바람이 펄럭거리며 드나드는 집열려 있는 창문 커튼에굵은 꽃무늬가 피어 펄럭거린다. 마당가에 저 오랜 나무는 늘 넓은 그늘을 펄럭거렸다.해마다 가을이면 그 넓은 그늘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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