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사람의 집짓기 구상 / 박흥순
갯벌의 잔주름을 바라볼 수 있는
언덕에 보라빛 집을 짓고
꺼억 꺼억 갈매기 소리 흉내 내며
마당 잔뒤밭에서 뒹굴 수 있는 집을 구상중입니다.
파도소리와 갯내음속에서 책갈피를 더듬으며
물음표를 찾아낼 수 있는 서재,
그, 서재의 천장은
별들이 방안을 기웃거리도록
투명의 통유리로 할까 합니다.
달빛이 갯벌을 걸어 다니는 밤이면
나는 테라스 난간에 색색의 촛불을 켜놓고
바슐라르와 와 막걸리잔을 부딪치기도 하면서
출렁이는 별들이 앵두처럼 익어가는 모습을
슬쩍슬쩍 흘겨 볼 수 있는 그런 서제를 만든려 합니다.
물음표와 느낌표가 포옹을 하는 그런 날이면
뱃고동소리 불러와 책상 앞에 앉히고
이별의 서러움과 항구의 의미도 물어보면서
마침표에 대하여 내 마음도 이야기 할 수 있는
그런 서제를 지으려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