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다리꽃
내일 퇴근길
바닷가소나무
2020. 9. 12. 09:14
발길로 냅다 걷어찼다.
쨍그랑 소리를 지르며 콘크리트 바닥을 굴러가는 깡통
전봇대아래 멈춘 찌그러진 깡통을 노려본다
회색빙 아귀에 발목이 잡혀있는 전봇대가
초저녁부터 술 취했느냐고 눈을 부라린다
깡통소리에 놀라 잽싸게 날아나던
고양이 한 마리도
가시담장위에서
두 눈을 부릅뜨고 노려본다.
그래, 오늘은 몇 번이나 걷어 차였던가
차라리 깡통처럼 쨍그랑 소리라도 질렀으면
전봇대가 발목이 붙잡혀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았을 텐데
고양이가 나를 노려본다고 생각하지도 않았을 텐데
김과장과 박부장을 생각하며
냅다, 깡통을 다시 한 번 걷어찼다
쨍그랑!
골목길의 강통소리가 어둠속으로 달아나고
골목길을 보고 있는 초승달이 배시시 웃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