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표 시

사공

바닷가소나무 2016. 12. 1. 08:37

뱃사공

 

 

노를 젓는다.

 

뱃전을 스쳐가는 물결을 보는 것이 아니라

다다라야할 건너편 강변을 생각하며 힘껏 나를 젓는다.

오늘은 또 어떤 사람과 짐승이 이 강을 건너려 하고 있을까

삯은 얼마나 줄 것인가

혹여, 강을 건너려는 사람이나 짐승은 없지 않는 것인지

있어도, 성질 사나운 짐승만 있는 것은 아닐지

 

날마다 젓는

 

노 젓기지만

 

강변에 피고 지는 들꽃들 볼 염두도 없다

또 다른 사람과 짐승을 태워야하고

사나운 물결을 헤쳐가려면

쉬지 않고 노를 저어야

 

노를 저어야

 

뱃삯을

, 받기 때문이다.

 

 


2016년 월간 시문학11월 




2015.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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