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닷가소나무 2013. 1. 29. 10:05

 

젊은 떡 장사

 

 

개봉역에서 전철을 탔다

 

차안은 빈자리가 많았지만, 흔들리는

천장의 손잡이를 양손으로 꽉 움켜잡았다

영등포에서 차안은 사람으로 만원이 되었다

자꾸만 눈앞이 가물거리기 시작했다

손잡이를 꽉 붙잡고 있던 두 손이, 순간

옆 사람 머리위로 떨어졌다

죄송합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두 다리가 풀려 털퍼덕 주저앉았다

이상한 눈초리로 흘겨보는 사람들 틈에서

그렇게 몇 번을 더 거듭하고서야

내 하나밖에 없는 동창회,

그 초등학교동창 모임장소인 동대문에 도착했다

친구들이 소주잔을 기울이며 반가이 맞았다

자리에 앉아 식사를 하던 중

나는 숟가락을 입에 문 채 잠이 들어 버렸다.

 

삼일하고도 한나절을 잠 한숨자지 않고

떡메를 치고 떡을 만들었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