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낌이 있는 시

생밤 까주는 사람

바닷가소나무 2012. 3. 6. 07:57

 

 

생밤 까주는 사람 / 박라연

 

 

이 사람아

산 채로 껍질을 벗껴내고

속살을 한 번 더 벗껴내고

그리고 새하얀 알몸으로 자네에게 가네

이 사람아

세상이 나를 제아무리 깊게 벗겨놓아도

결코 쪽밤은 아니라네

그곳엥서 돌아온 나는

깜깜 어둔 속에서도 알밤인 나는

자네 입술에서 다시 한 번

밤꽃 시절에 흐르던 눈물이 될 것이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