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낌이 있는 시

낮달이 중얼거렸다 / 문인수

바닷가소나무 2011. 7. 14. 18:04

낮달이 중얼거렸다 / 문인수


이 슬픔 중에 낮달이 보인다
저, 뭐라 중얼거린 것 같은데
달구질 소리에 묻힌다
다시 찾으려 하니 정작 잘 보이지 않는다
산 아래, 대낮은 여러 갈래 길이 훤한데
더 여러 갈래 마음이 어둡다
구름옆이였을까
소나무 꼭대기 짬을 뒤져보니 거기 있다
낮달은 내처 간다. 분명,
인생에 대한 그 무슨 대답인 것 같은데
하늘엔 아무런 지형지물이 없으니
저 어렴풋한 말씀을
한 자리에 오래 걸어두지 못하겠다
또, 달구질 소리에 묻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