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낌이 있는 시

꼭지 / 문인수

바닷가소나무 2007. 11. 24. 14:01

 

 

꼭지

                                           문인수

 

 

 

독거노인 저 할머니 동사무소 간다. 잔뜩 꼬부라져 달팽이 같다.

 

 

 

그렇게 고픈 배 접어 감추며

 

 

 

을 핥는지, 참 애터지게 느리게

 

 

골목길 걸어올라간다. 골목길 까마득한 끝에 달랑 쪼그리고 앉은 꼭지야,

 

걷다가 또 쉬는데

 

 

 

 

전봇대 아래 그늘에 웬 민들레꽃 한 송이

 

 

 

 

노랗다. 바닥에, 기억의 끝이

 

 

 

노랗다.

 

 

 

 

젖배 곯아 노랗다. 이년의 꼭지야 그 언제 하늘 꼭대기도 넘어가랴

 

 

 

주전자 꼭다리처럼 떨어져 저, 어느 한 점 시간처럼 새 날아간다.